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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범 10명 중 4명 '아는 사람'... 연인이 절반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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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촬영범 10명 중 4명 '아는 사람'... 연인이 절반 넘었다

입력
2023.09.25 14:59
수정
2023.09.25 15:3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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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피해자 관계 세분화, 면식범 비중 늘어
범죄 발생 늘고, 연인 간 범죄도 증가 추세
검거율은 거꾸로..."범죄 의지 미리 꺾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휴대폰 카메라 등으로 남의 신체를 몰래 찍거나 이를 유포한 혐의로 붙잡힌 '불법촬영' 사범 10명 중 4명이 서로 알고 지낸 사이로 나타났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분류하는 기준이 세분화하면서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면식범죄가 통계에 잡혀 수치가 크게 늘었다.

25일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범죄 피의자 검거 현황'에 따르면, 올 1~8월 검거된 불법촬영 사범 3,772명 중 면식범 비율은 44%(1,661명)였다. 나머지는 △모르는 사람(1,990명) △피해자 없음(24명) △온라인에서만 아는 관계(97명)로 파악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집계된 평균 면식범 비율(26%)보다 월등히 높다.

면식범 비중 증가는 통계 기준이 바뀐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까지는 면식범 분류 항목 12개(공무원 고용자 피고용자 직장동료 친구 애인 동거친족 기타친족 거래상대방 이웃 지인 국가)를 제외하면 비(非)면식범죄에 포함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동거 여부에 따라 관계를 재분류하고, 직장동료 관계도 상사, 동료, 부하로 구체화하는 등 기준이 30개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면식범이 증가했는지는 이전 통계를 다시 집계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라진 기준을 대입해도 발생 건수 및 연인 간 범죄 비율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불법촬영 범죄는 총 6,865건 발생해 2020년(5,032건)에 비해 36.4% 급증했다. 이 중 연인관계 피의자가 757명으로 전체 면식범(1,604명)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올해도 8월까지 전체 범죄가 벌써 4,286건을 기록했는데, 검거 피의자(1,661명) 중 871명이 연인 혹은 전 연인으로 분류돼 과반을 넘겼다.

불법촬영 범죄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검거율은 되레 떨어져 사전 예방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020년만 해도 94%를 기록할 만큼 검거율이 높았으나, 2021년 85.9%→2022년 83%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역시 83.8%에 그쳤다. 이 의원은 "불법촬영 범죄의 높은 면식범 비중을 감안할 때 미리 범죄 의지를 꺾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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