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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심뇌혈관 질환자에게 환절기는 극히 위험한 시기

입력
2023.10.02 20: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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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혈압은 1.3㎜Hg 올라가므로 혈압 조절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혈압은 1.3㎜Hg 올라가므로 혈압 조절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새벽과 밤 기운이 제법 쌀쌀해졌다. 올여름 유난히 더웠는데 기온이 언제 이렇게 내려갔는지 신기할 정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제공해 주는 ‘국민 건강 알람 서비스’에서 서울 기준 감기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주의’ 단계이지만, 심뇌혈관 질환은 ‘경고’ 단계로 훨씬 위험해진 시기다.

평소 심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할 때다. 일교차가 심해지는 요즘, 진료실에서의 대화 내용도 코로나19에서 날씨와 관련된 것으로 바뀌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압에도 변화가 적지 않게 생긴다. 대개 추울수록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여름처럼 몹시 더울 때는 혈관이 늘어나고 더위에 의한 탈수가 겹치면서 혈압이 내려가거나 너무 떨어지면 일어날 때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많아지기도 한다.

이때 고혈압 약을 줄이면 다시 추워지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환절기에 고혈압 환자는 증상에 상관없이 아침과 잠자기 전, 특히 진료를 받기 1~2주 전에는 ‘가정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고, 혈압 변동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혈압은 가정과 진료실에서 측정한 것이 서로 다를 때가 있기에 가정 혈압 측정은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 측정하면 혈압은 문제가 없는데 진료실에서만 유독 높게 나오는 ‘백의(白衣) 고혈압’ 현상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반면 진료실에서 재는 혈압은 문제가 없는데 가정 혈압이 높다면 ‘가면(假面) 비조절 고혈압' 즉 조절이 안 되는 고혈압이기에 문제 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아무래도 바깥 활동을 덜 하게 마련이다. 특히 새벽 운동을 즐겨 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아침 식사 후나 오후로 운동 시간을 옮기는 걸 권유한다. 날이 춥다고 야외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날씨가 푸근한 시간대로 옮기고, 가볍게 걷기나 산책, 기구 운동 등을 하는 게 좋다. 비나 눈이 내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실내 자전거·체조 같은 실내 운동도 좋다.

덥거나 춥다고 실내에서 꼼짝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어르신들이 오히려 혈압이 더 오르고, 체중이 늘면서 혈당도 오르고, 쇠약해지면서 근력이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침대에서나 화장실 오갈 때 낙상과 골절이 생기기 쉽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부전 환자들이 혈압·혈당 조절이 안 되고 부종이 심해지는 건 이처럼 ‘꼼짝하지 않음’이 원인일 때가 종종 있다. 운동 부족으로 근력이 떨어지면 움직일 때 숨이 차고, 심하면 하지 정맥에 피가 정체돼 혈전이 차는 병이 생기기도 한다.

여름 내내 혈압이 낮아 임의로 약을 끊은 환자도 있고,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여행을 떠났다가 고혈압 약을 미처 챙기지 못해 며칠 또는 1~2주를 못 먹고 혈압이 매우 높아져 부랴부랴 진료실을 찾는 환자도 있다.

추석 명절에 여행을 한다면 약 챙기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당뇨병이나 관절염, 소화장애 등 여러 동반 질환으로 약 개수가 많다면 더욱 미리 챙기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처 약을 챙기지 못하고 국내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면 평소 처방전이나 약 봉투를 버리지 말고 챙겨 두었다가 근처 병원에서 약을 며칠분이라도 처방받고 유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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