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퀘이사와 블랙홀 등 온갖 천체를 품은 '우주'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대상이다.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우주에 대한 탐구 작업과 그것이 밝혀낸 우주의 모습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우주탐사 필수품 대형망원경
정부 지원 망원경 가동 임박
한국 천문학의 큰 성과 기대
이 칼럼 시리즈의 이름은 '7차원 우주 이야기'이다. 필자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7차원 우주 탐사'에 영감을 받아 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7차원 우주 탐사는 무엇일까?
우주는 워낙 넓어서 찾을 거리도 많다. 아직도 우주를 탐사하면 귀중한 새로운 발견이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천문 관측 연구는 우주 탐사 관측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주 탐사를 통해 많은 천체를 관측하면 그들의 통계적 특성을 파악하고 흥미로운 새로운 천체를 발견하게 된다. 흥미로운 천체를 발견한 다음에는 그 천체를 면밀하게 조사하게 되는데, 이때 빛을 잘 모을 수 있는 큰 구경을 가진 대형 망원경 또는 특수한 우주 망원경이 동원된다.
대형 망원경이나 우주 망원경의 역할은 천체의 빛을 여러 색깔로 나누어 천체의 구성 성분이나 질량을 정밀하게 알아내거나 고해상도 관측을 통해 천체의 모습을 상세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천체 관측 연구는 넓은 시야를 커버할 수 있는 중소형 광시야 망원경과, 시야는 좁으나 집광력(빛을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좋은 대형 망원경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21세기 전후 초신성 탐사를 비롯한 여러 탐사 관측이 이뤄졌는데 이들이 발견한 흥미로운 천체들을 하와이, 칠레와 같은 곳에 있는 10m 전후 구경의 대형 망원경이나 허블 우주망원경이 후속 관측했다. 그 결과 우주에 대한 여러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낼 수 있었다. 노벨상이 주어지기도 한 우주의 가속 팽창 발견은 이런 탐사 관측과 정밀 관측의 조합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우리나라도 8m 구경의 대형 망원경을 해외 파트너들과 공동 운용하는 등 정밀 관측을 위한 연구 인프라를 잘 다져왔으나 우주 탐사 관측 인프라를 주도적으로 갖춘 경우가 드문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주를 새롭게 탐사하기 위해 시작하게 된 것이 7차원 우주 탐사이다.
7차원 우주 탐사는 공간에 해당하는 3차원과 시간, 파장, 밝기, 시선속도를 각각 1차원씩 추가해 합계 7차원의 매개변수 공간에서 탐사하기 때문에 '7차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이 우주 탐사는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스피어엑스(SPHEREx)와 비슷하게 40개의 색깔로 우주를 다채롭게 관측한다. 다만 적외선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스피어엑스와 달리 가시광선에서 우주를 탐사하는 프로젝트이다. 거기에 더해 우주를 시시각각 관측해 40개 색깔로 이뤄진 우주의 동영상을 세계 최초로 확보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 관측을 '흑백 사진에서 컬러 사진으로의 전환'에 비유한다면, 7차원 우주 탐사는 '흑백 사진에서 컬러 영화로의 전환'이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7차원 탐사는 천문학적으로 엄청난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중력파 천체의 가사광선 대응천체를 발견해 우주 팽창률을 정밀 측정하는 연구부터 △다중신호 천문학 △우주론 △은하 진화 △항성 진화 △돌발 천체 △활동은하핵 △태양계 천체 등 7개 천문학 분야와 관계가 있을 정도로 방대하다. 7차원 우주 탐사를 위해 7차원 망원경이라는 새로운 망원경을 천문기상 조건이 월등히 좋은 칠레에 현재 건설 중이다.
7차원 망원경은 0.5m 구경을 갖춘 20대의 광시야 망원경으로 이뤄진 다중망원경 시스템이다. 하나하나는 작은 구경의 망원경이지만, 20대의 망원경을 모아 한 곳을 관측하면 2.3m 구경의 광시야 망원경에 필적하는 집광력을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 10대 망원경을 설치 완료했으며 이 부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다음 달부터 본격 관측이 시작될 예정이다. 7차원 우주 탐사가 앞으로 펼쳐줄 우주의 컬러 영화는 어떤 내용일지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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