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경선캠프 불법 자금 유입 정황
대가성 확인돼 특가법상 뇌물죄 적용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자택 등을 재차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 경선캠프로 유입된 자금을 쫓던 중 불법후원금 대가로 ‘입법 로비’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의 송 전 대표 주거지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송 전 대표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은 올해 4월 29일 이후 두 번째다. 압수수색 대상엔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김모씨 자택도 포함됐다. 검찰 인사로 수사팀이 교체된 후 첫 강제수사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불법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중 입법 로비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후원자에게 도움을 주는 법안을 처리하려 했다는 의심이다.
대가성 정황을 확인한 검찰은 송 전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특가법상 뇌물죄는 액수가 3,000만 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하는 조항이어서, 검찰이 의심하는 불법 후원금 액수가 3,000만원이 넘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송 전 대표의) 추가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 차원”이라며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돼 증거 확보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송 전 대표와 김씨 등을 불러 입법 로비 정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9,400만 원의 돈봉투가 뿌려진 의혹을 수사하는 한편, 당 대표 경선캠프에 유입된 불법 자금 전반을 살피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후원 조직인 먹사연이 자금 조달 창구로 이용된 정황을 확인했고, 이어 먹사연 돈을 경선캠프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3억 원대 불법 후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의심 받고 있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캠프 식비를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남 기역 기업인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송 전 대표의 고교 선배인 전직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도 대납 정황이 포착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자금 유입 살피고 있는데 진전이 있어 다음 단계 수사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오래 걸리지 않을 거 같고, 차분하게 절차에 맞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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