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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구멍 체급'서 박우혁, 21년 만에 금메달 수확...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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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구멍 체급'서 박우혁, 21년 만에 금메달 수확...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2연패

입력
2023.09.27 20:43
수정
2023.09.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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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혁이 27일 중국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80㎏ 이하급 결승에서 공격 성공 후 포효하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박우혁이 27일 중국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80㎏ 이하급 결승에서 공격 성공 후 포효하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박우혁이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 ‘마의 체급’으로 불릴 만큼 취약한 체급인 남자 80㎏ 이하급에서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박우혁은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80㎏ 이하급 결승에서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를 라운드 점수 2-0(8-4 6-5)으로 꺾고 아시아 정상에 섰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이 체급(2006년 도하 대회까지는 78㎏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오선택 이후 21년 만이다. 역대 올림픽 최다인 12개의 금메달을 딴 종주국 한국도 80㎏ 이하급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부터 2020 도쿄올림픽까지 대회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78㎏ 이하급에서 80㎏ 이하급으로 바뀐 2010 광저우 대회부터 한국은 3대회를 치르는 동안 은메달 1개(2018년 이화준)에 그쳤다.

80kg 이하급 우승에 목마른 한국 태권도의 갈증을 풀어준 선수가 바로 박우혁이다. 그는 지난해 과달라하라 세계선수권 80kg 이하급에서 한국 선수로는 23년 만에 정상에 오르면서 새로운 희망을 안겼다.

박우혁은 금메달을 확정한 후 포효한 뒤 엉덩이를 흔들어 보이는 '짱구춤'으로 금메달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우혁은 “오늘이 인생 최고의 날”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박우혁은 재작년에 돌아가신 할머니와 우승의 기쁨을 나누지 못해 연신 아쉬워했다. 강원 원주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그는 “어릴 적부터 쌈짓돈을 꺼내 용돈을 주셨던 할머니는 힘든 국가대표 선수 생활에서도 가장 큰 응원을 보내주신 분”이라며 “제가 결혼하는 것까지 보고 가고 싶다던 할머니가 이제 하늘나라에서 결승전을 지켜보고 계신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함께 땀을 흘린 동료들을 생각하며 더욱 힘을 냈다고도 했다. 박우혁은 "함께했던 동료들을 위해 결승전에 임했고, 끝내 이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태권도 대표팀은 이날 박우혁의 금메달까지 나흘 연속 금빛 발차기를 이어가며 이번 대회에서만 5개째 금메달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박우혁은 "한국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에게 겨룰 수 있는 경쟁자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대표 선수로 누가 뽑히더라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선수들도 많다"고 말했다.

박우혁은 이제 내년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을 바라본다. 그는 "아직 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년 올림픽에 반드시 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7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 중국과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27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 중국과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편, 한국 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이광현, 하태규, 허준, 임철우가 출전한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이날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을 45-38로 물리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24년 만의 남자 플뢰레 단체전 우승을 달성했던 한국은 2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개최국 중국과의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5라운드까지 20-25로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우승이 멀어지는 듯했다. 허준이 6라운드에서 5점을 단숨에 뽑아내 25-25로 균형을 맞추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한국의 뒷심이 빛났다. 8라운드에서 이광현이 우빈을 3점으로 틀어막고 40점에 선착하며 승기를 잡았고, 허준이 천하이웨이와의 마지막 9라운드 도중 종아리 부상에도 끝까지 피스트를 책임지며 금메달을 완성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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