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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강경파 반란에 ‘미국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사상 첫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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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강경파 반란에 ‘미국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사상 첫 해임

입력
2023.10.04 05:53
수정
2023.10.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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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16, 반대 210… 민주도 축출 동조
마땅한 후임자 없어… 다시 셧다운 위기

케빈 매카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이 3일 언론과 경찰에 둘러싸인 채 워싱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하원에서 그에 대한 해임 결의안이 과반 찬성으로 가결됐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케빈 매카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이 3일 언론과 경찰에 둘러싸인 채 워싱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하원에서 그에 대한 해임 결의안이 과반 찬성으로 가결됐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해임됐다.

미국 연방의회 하원은 이날 투표에 부쳐진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을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찬성 216표, 반대 210표였다. 하원의장 해임안이 가결된 것은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표결은 전날 밤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이 자기 당 소속 매카시 의장을 해임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매카시 의장이 거짓말을 일삼아 신뢰할 수 없다고 비난해 온 게이츠 의원은 그가 지난달 30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지출을 그대로 인정한 임시 예산안을 여당인 민주당과 손잡고 통과시키자 축출을 본격 추진했다.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15번의 표결 끝에 올해 1월 겨우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매카시 의장은 끝내 강경파를 회유하지 못하고 9개월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미국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안이 제출된 것은 조세프 캐넌(1910년), 존 베이너(2015년) 의장에 이어 세 번째지만, 가결된 것은 매카시 의장이 최초다.

해임안 가결이 유력해진 것은 표결에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이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면서였다.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의석 수 격차가 10석이 채 안 되는 하원 여야 구도상 민주당에서 기권표가 많이 나올수록 결의안이 부결될 공산이 컸다. 그러나 4명만 투표에서 빠진 민주당에서는 반대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은 반면, 공화당의 경우 강경파 8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적어도 첫 투표에서 해임안이 가결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당초 대체적 예상이었다. 게이츠 의원도 해임안이 한 번에 통과되지 않으면 여러 번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이날 표결에 앞서 해임안 투표 자체를 막으려는 매카시 의장 측의 의안 심의 유보 동의(motion to table)가 찬성 208표 대 반대 218표로 부결되면서 해임안 통과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원의장 자리가 공석이 됨에 따라 당장 11월 중순까지 마무리돼야 하는 여야 간 내년도 정부 세출 법안 협상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예산안 협상이 난항할 경우 지난달 말 45일짜리 임시 예산안 막판 처리로 간신히 피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 위기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 반란에 성공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전액 삭감 등 정부 지출의 대폭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미 하원은 일단 공화당 소속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을 임시 의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차기 의장 선거 감시 역할 이상은 하지 못하리라는 게 중론이다. 뉴욕타임스는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 현재 마땅한 매카시의 대체자가 없다”며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하원의 기능 마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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