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할리우드 배우 파업 끝나면 인상"
미국 OTT 무광고 요금, 1년 새 25% 폭등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미국 내에서 구독료 인상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회사 내부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미국 할리우드 배우 파업이 끝나면 몇 달 안에 무광고 요금제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로선 영상 어디에도 광고가 일절 붙지 않는 요금제의 경우 월 이용료가 15.49달러(미국 기준)부터 시작하는데, 여기에서 얼마나 더 인상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단 넷플릭스만이 아니다. 앞서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OTT 업체도 구독료 인상 계획을 공개했다. 이러한 흐름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미국에선 최근 1년 새 무광고 요금제의 최저가가 평균 25%나 폭등했다. 이른바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전 세계 2억3,800만 명의 구독자를 둔 '업계 1위' 넷플릭스의 가세가 이런 흐름을 부추겨 소비자 부담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너·아마존·디즈니, 줄줄이 요금 인상
넷플릭스가 결국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쟁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줄줄이 요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워너브라더스는 이날부터 OTT '디스커버리플러스'의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을 월 6.99달러에서 8.99달러로 인상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도 OTT '디즈니플러스'의 무광고 요금제 최저 가격을 13일부터 13.99달러로 지금보다 3달러 인상한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영상 시작 전후나 중간에 광고를 봐야 하는 저렴한 요금제(월 7.99달러)를 출시하면서, 기존 무광고 요금제의 최저가를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올렸다. 그런데 10개월 만에 무광고 요금제 가격을 또 인상하는 것이다. 2019년 디즈니플러스 출시 당시 가격(6.99달러)과 비교하면, 정확히 두 배에 달한다.
2016년 출시 후 한 번도 구독료를 올리지 않았던 아마존도 최근 비슷한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지난달 22일 "내년부터 '프라임 비디오'에 광고를 붙일 것"이라며 광고를 피하려면 월 17.98달러짜리 신규 요금제로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14.99달러인 무광고 요금제 최저가가 약 3달러 비싸지는 셈이다.
작가 처우 개선, OTT 구독료 추가 인상 유발하나
잇단 가격 인상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원래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경쟁하던 글로벌 OTT 시장은 2019년부터 1년 동안에만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4개 서비스가 새로 생기며 치열한 각축전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경쟁사보다 더 좋은 콘텐츠 수급을 위한 지출은 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아직도 흑자전환하지 못했다. 그나마 안정적 수익을 내던 넷플릭스도 지난해 1분기, 11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가 전 분기 대비 20만 명 빠졌다.
최근 할리우드 작가들 파업이 제작사들과의 합의로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OTT 업체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간 합의엔 작가 임금을 내년과 내후년 각각 4%, 3.5% 인상하고, 작품이 히트하면 보너스를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비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이용료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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