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대비 성능 대폭 향상... "AI 성능은 14.7배"
내년 초 출시 갤럭시S24부터 탑재 유력 전망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을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깜짝 공개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로, 자동차에 비유하면 엔진 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체 개발 AP를 탑재한 갤럭시S22가 발열 논란을 일으킨 뒤, 올해 출시한 갤럭시S23에 전량 퀄컴의 AP를 쓰면서도 "자체 AP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혀 왔다. 절차탁마 끝에 개발한 신형 AP의 첫선을 보인 셈이다.
이날 실리콘밸리 미주 총괄본부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행사를 통해 소개된 엑시노스 2400은 AMD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이클립스 940을 탑재했다. 직전 양산 제품인 엑시노스 2200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인공지능(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성능 자체를 크게 끌어올린 데 더해 다양한 첨단 그래픽 기술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물체에 투과·굴절·반사되는 빛을 추적해 사물을 보다 실감 나게 표현하고, 빛의 반사 효과나 그림자 경계를 현실과 비슷하게 표현하는 기술 등이 들어갔다"며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능 게임 구동 시 발열 문제 해결을 위해 성능을 낮추는 소프트웨어(GOS)를 강제 시행해 논란이 됐던 갤럭시S22 때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란 자신감의 표현이다.
삼성전자는 GOS 논란 여파 탓에 갤럭시S23 탑재용으로 개발했던 엑시노스 2300의 경우, 아예 양산하지 않았다. 그 결과 퀄컴 제품에 전량을 의존해야 했다. 게다가 AP 개당 가격까지 전체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난해 삼성전자 AP 구매 비용(9조3,138억 원)은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자체 개발 AP가 부활해야 스마트폰 원가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당초 업계에선 '빨라야 2025년에나 자체 AP가 다시 탑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깨고 삼성전자가 이날 엑시노스 2400을 서둘러 공개함에 따라,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자체 AP 탑재가 유력해졌다. 갤럭시S24의 AP는 퀄컴 AP와 엑시노스를 모두 탑재하되, 제품별 혹은 지역별로 탑재 제품을 다르게 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P 신제품의 성공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 실적도 좌우할 공산이 크다. 최근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가를 올리지 않으면서, 갤럭시S24의 가격 인상도 힘들게 됐는데 자체 AP 탑재 시 가격 동결이 훨씬 쉬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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