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균용 가결' 노력에도 결국 부결
"여야 극한 정쟁 탓 법원만 애꿎은 피해"
"대법관·재판관 출신 아니라 낙마" 지적
"윤 대통령, 신임 후보자 빨리 지명해야"
대법원장 장기 공백 사태가 6일 현실화하자 법원 내부는 충격에 빠졌다. "대법원장 자리가 정쟁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노와 "떨어질 만큼 흠결이 많았다"는 평가가 뒤섞였다. 다만 일선 법관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신속하게 적절한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 전만 해도 판사들 사이에선 "이균용 후보자에게 단점은 있지만 자리에서 떨어뜨릴 수준은 아니다"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후보자가 표결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 대법원장에 봉직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등 낮은 자세를 취한 만큼 부결 기류가 누그러질 것이란 이유였다.
하지만 그가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치권을 향해 성토를 쏟아내는 법관이 적지 않았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사법부 수장이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분노와 자괴감이 든다"며 "대법원장 공백으로 피해를 볼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도 "대법원장 존재가 이렇게 가벼웠나 싶다. 극한 정쟁에 애꿎은 법원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탄했다.
반면 일각에선 33년 동안 재판만 한 이 후보자를 대법원장 후보자로 임명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출신이 아니라 각종 흠결을 미리 잡아낼 수 없었다는 취지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역대 대법원장 후보자에 비해 양과 질 모두 많이 나쁜 편"이라며 "특히 비상장주식 신고 누락 등은 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법원의 별도 입장은 없었고, 대법관 회의도 따로 열리지 않았다.
부결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도 법관들은 수장 공석 사태의 조속한 해소를 원했다. 공백이 길어질수록 대법원을 넘어 일선 법원까지 혼란이 커질 우려가 자명한 탓이다. 한 부장판사는 "대통령실이 신망과 능력을 고루 갖춘 후보자를 속히 지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역시 이날 임명동의안 부결 후 "빨리 훌륭한 분이 오셔서 사법부가 안정을 찾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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