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떠나 파리 망명 중인 남편·쌍둥이 자녀
16세 아이들, 마지막으로 엄마 본 건 8년 전
"여성과 삶, 자유를 위한 상...의미 뜻 깊어"
202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여성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의 가족이 감옥에 수감 중인 그에게 애틋하고 자랑스럽다는 마음을 전했다.
미국 CNN방송과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 중인 쌍둥이 자녀 중 아들인 알리(16)는 6일(현지시간) 노벨평화상 발표 후 연 기자회견에서 “엄마는 머리에 총이 겨눠지더라도 항상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라며 “노벨상은 (모하마디가)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신호가 될 것”이라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모하마디는 불법 단체 설립, 반국가 선전 활동 등의 혐의로 지난 20여 년간 수차례 옥고를 치렀다. 현재도 테헤란 북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아이들이 집에서 엄마를 본 건 8살 때가 마지막이라고 CNN은 전했다. 모하마디는 그날 아침 아들 알리와 딸 키이나에게 달걀 요리를 만들어줬고 열심히 공부하라며 배웅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알리는 “우리는 매일 엄마를 걱정한다. 이 역시 이란 정부가 의도한 고문의 일부”라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엄마가 항상 우리와 함께 하진 못했지만, 함께 있을 때마다 우리를 잘 돌봐주셨다. 엄마는 좋은 엄마였고 여전히 그렇다”며 “엄마가 매우 자랑스럽고 매우 행복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란의 언론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남편 타기 라흐마니(63)도 로이터 통신에 “이번 노벨상 수상은 나르게스의 투쟁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여성과 삶, 자유(운동)를 위한 상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수상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 국민의 목소리가 내부로부터 증폭되기를 원한다”고도 덧붙였다.
모하마디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억압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라흐마니는 2011년 아내가 처음 체포되고 이듬해 이란을 탈출해 프랑스에서 정치적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쌍둥이 자녀 두 명도 2016년 파리에 도착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모하마디의 가족은 수감 중인 그를 대신해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번 수상의 특별한 순간을 모하마디와 함께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자유를 향한 이란의 투쟁에서 역사적이고 엄청난 순간이다. 특히 평등을 위한 싸움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의 용감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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