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헤즈볼라 관계자 인용 보도
"이란혁명수비대, 육해공 급습 작전 협업"
미국 정부 "이란 직접 개입 증거 발견 못해"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 지난 8월부터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혁명수비대 장교들이 수차례의 작전 회의에 참여했으며, 지난주 공격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란의 개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동 전쟁으로 확전될 우려가 커진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란의 직접 개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은 상태다.
WSJ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하는 데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도움을 줬다고 하마스와 헤즈볼라, 그밖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소속 익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무장단체 관계자는 이란혁명수비대 장교들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하며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 이스라엘을 급습하는 방안을 고안해왔다고 밝혔다.
작전 세부 사항은 여러 차례에 걸친 베이루트 회의를 거쳐 개선됐는데, 이들 회의에는 이란혁명수비대 장교는 물론 이란이 지원하는 4개 무장단체 대표가 참석했다고 한다. 이들 4개 무장단체에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이번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고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란이 이번 하마스의 공격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증거는 가지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오랜 기간 하마스를 지원해왔다"면서도 "이란이 이번 공격을 지시했거나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고위 간부 마무드 미르다위는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며 이란의 개입을 부인했다.
이란과 앙숙지간인 이스라엘은 이란이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지만, 이란이 공격의 배후에 있음을 공공연하게 지목하고 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둘러싼 다른 테러 군사조직 리더들과 회의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 지역의 이란의 대리인들은 이란과 최대한 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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