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컬리스, 공화당 후보 선출 이튿날 "물러난다"
당내 반대파 의원들 설득 실패... "트럼프 입김?"
새 하원의장 선출 '시계제로''... "불확실성 우려"
미국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뽑힌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12일(현지시간) 하원의장직 도전을 접었다. 당내 반대파 의원들을 ‘찬성’ 쪽으로 설득하지 못한 탓이다.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지 하루 만이라는 점에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극심한 내홍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의회 초유의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스컬리스 대표는 이날 저녁 공화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하원의장 후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그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며 자신은 ‘직함’을 노리고 의회에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우리가 다시 단합할 것을 기대하는데, 일부 의원에겐 ‘본인만의 의제’가 있는 듯하다”며 “우리는 하원 문을 다시 열어야 하나, 해결해야 할 분열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해 ‘무조건적 반대’를 하는 일부 강경파 의원들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11일 공화당 내 하원의장 후보 선출 표결에서 113표를 얻어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99표)을 가까스로 제쳤다. 향후 하원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하원의장직에 오르려면 최소 217표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과의 대립 상황, 의석수 분포(공화 221명, 민주당 212명) 등을 감안하면, 공화당 내 이탈표는 5표 미만이어야만 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스컬리스 대표의 의장 선출에 공개 반대 의사를 드러낸 공화당 의원들만 12~20명이라고 전했다. 전날 해당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지만, 결국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AP는 “(조던 법사위원장을 지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영향을 받은 강경파 의원 상당수가 스컬리스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이 같은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새 하원의장 선출 문제도 당분간 ‘시계제로’에 빠지게 됐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민주당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당내 소수 강경파 의원에 의해 해임됐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의회가 (예산안) 지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셧다운이 초래되는 등 여러 위기 속에서 (하원의장 공백의) 불확실성이 하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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