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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 수능 개편안에 반발 "이과계열 대학교육 기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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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 수능 개편안에 반발 "이과계열 대학교육 기반 붕괴"

입력
2023.10.16 12:40
수정
2023.10.16 13:4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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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Ⅱ·기하 출제 제외에 반발
"오직 문과 학생을 위한 개편안"

13일 서울 시내 학원가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 시내 학원가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발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 시안에서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이 수학 영역 출제 범위에서 제외되자 수학계가 "오직 문과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만을 고려한 시안"이라고 반발했다.

대한수학회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 붕괴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직결되는 '2028 수능 개편안'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앞서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서 고등학교 진로선택 과목인 미적분Ⅱ와 기하를 수능 수학 영역에서 제외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시안에는 수능 선택과목 배제 원칙에 따라 수학 영역은 대수·미적분Ⅰ·확률과통계에서 출제해 공통으로 치른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는 미적분Ⅱ와 기하를 따로 묶어 '심화수학' 영역을 신설할 여지도 남겨뒀으나, 대한수학회는 "국민 의견수렴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쟁점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심화수학 신설 결정을 국가교육위원회에 맡긴 상태인데, 교육부가 시안 발표 전에 실시한 학부모 여론조사에서 58.2%가 '심화수학 도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히는 등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대한수학회는 대학 이공계열 수업을 들으려면 미적분Ⅱ·기하 사전 학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고교생들이)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고 쉬운 과목만 반복 학습으로 소비하느라 정작 필요한 수학적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고등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대학에서 보완해야 하는 이과계열 대학생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문·이과 통합을 지향하는 현행 수능 체제가 선택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생기는 부작용을 낳아 이른바 '이과의 문과 침공' 현상까지 초래했다는 점을 개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대한수학회는 "(정부 개편안은) 문·이과 통합이 결국 이과 해체와 다름없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다른 해법을 주문했다.

사회·과학계 역시 수능 개편안 비판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안에는 총 17개 사회·과학 선택과목 중 2개를 골라 치르는 현행 수능 탐구영역 체제를 선택과목 없이 공통사회·공통과학으로만 치르도록 개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2017년 정부가 발표한 2021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과학 심화과목(물리Ⅱ 등)을 선택과목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기자 과학기술계가 강하게 반발한 전례가 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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