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TK신공항 제2화물터미널 건립은 무슨 돈으로... 실효성도 의문
알림

TK신공항 제2화물터미널 건립은 무슨 돈으로... 실효성도 의문

입력
2023.10.18 18:00
0 0

활주로와 제2화물터미널 높이차 85m 안팎
토공 및 진입로 건설에 수 천억 추산
2060년 화물수요, 인천의 10%도 안돼
"지자체 갈등 해소에 혈세 낭비, 난센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위치도.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말 신공항 사전타당성 결과 발표에서 민항터미널 자리에 여객과 화물터미널을 모두 짓는다고 확정하자, 경북 의성군이 "화물터미널은 물류단지가 들어오는 의성쪽에 건립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화물 전용기가 이용하는 화물터미널을 의성에, 여객 화물을 수송하는 화물터미널을 군위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위치도.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말 신공항 사전타당성 결과 발표에서 민항터미널 자리에 여객과 화물터미널을 모두 짓는다고 확정하자, 경북 의성군이 "화물터미널은 물류단지가 들어오는 의성쪽에 건립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화물 전용기가 이용하는 화물터미널을 의성에, 여객 화물을 수송하는 화물터미널을 군위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대구시가 경북도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화물터미널 복수 설치안에 대해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제2화물터미널 건립에 필요한 천문학적 재원과 화물수요 및 필요성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제2화물터미널 건립 후 화물 수요가 예상 수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수 천억원의 예산 낭비 시비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종헌 대구시 신공항건설특보는 지난 17일 "신공항 군사시설에 지장을 주지않고, 부지 간 단차(높이 차이)를 극복하며, 경북도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건설비용을 마련한다면 제2화물터미널 설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화물 전용기가 이용하는 화물터미널을 의성에, 여객 화물을 수송하는 화물터미널을 군위에 설치하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제안에 대한 대구시의 공식 반응이다. 이 지사는 최근 화물터미널을 둘러싸고 대구와 의성 간 논란이 계속되자 "의성쪽 물류단지 인근에 별도 화물터미널을 건립해 신선식품과 바이오·백신 등 콜드체인을 화물전용기로 수송하자"고 제안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민간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민간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18일 공항 전문가에 따르면 제2화물터미널을 의성쪽에 건립할 경우 군사시설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입지는 활주로 끝부분이다. 하지만 신공항 활주로는 해발 150m 정도고, 활주로와 붙어있는 의성쪽 입지는 해발 65m 정도라 원활한 수송을 위해서는 85m 안팎의 단차를 맞춰야 하는 문제가 예상되고 있다.

대구 군위쪽에 건립될 화물터미널(9,865㎡) 기준으로 1만㎡ 규모의 제2화물터미널 부지를 85m 성토할 경우 수 천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제2화물터미널은 물류단지에서 국도를 거쳐 새로운 진입로를 닦아야 하는 과제도 남겨놓고 있다.

대구시도 화물이 늘어날 경우 제2화물터미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수요가 받쳐줄 지는 미지수다. 지난 8월 말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통합신공항 민간공항 사전타당성 결과에 따르면 2030년 신공항 개항 시 화물터미널 예상 화물수요는 15만2,000톤이고 2060년 기준으로 21만8,000톤이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국제항공화물 295만 톤에 비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기다 제2화물터미널이 건립될 경우 화물전용기 운용도 숙제다. 공항 전문가들은 "화물전용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평소 엄청난 마케팅을 해야 한다"며 "제2화물터미널을 건립했는데, 화물전용기가 없어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신공항 화물수요 예상치는 현 대구공항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많이 축소되어 있고, 실제로는 35만톤 정도는 될 것"이라며 "미국 멤피스와 LA, 홍콩 첵랍콕, 상하이 푸둥공항 등은 화물터미널이 2개 이상"이라고 말했지만 세계 10대 공항과 비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대구시와 경북도, 국토교통부, 국방부 관계자 등은 19일 제2화물터미널 건립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화물터미널 하나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의 한 시민은 "군위쪽에 건립할 화물터미널이 현재 대구공항의 12배 규모고, 물량 증가에 대비해 확장 부지까지 마련하고 있는데, 과연 수 천억원을 들여 제2화물터미널을 지어야 할 필요가 있는 지 답해야 한다"며 "정부가 돈 없다고 난리인데 지자체 간 갈등봉합 차원에서 천문학적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