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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감염 위험지대… 질병청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주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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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감염 위험지대… 질병청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주간' 선포

입력
2023.10.19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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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높아진 경각심 더 강화해야" 첫 지정
입원 중환자 15%가 감염, 환자에게는 치명적
감염관리 인력 지정 기준 확대, 동네 의원에도 도입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해 7월 20일 서울시 코로나 거점전담병원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해 7월 20일 서울시 코로나 거점전담병원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병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비누로 자주 손을 씻고 실내를 주기적으로 환기하는 일이 이제 일상생활로 정착되는 분위기다. 그런데 감염을 막기 위해 개인 위생만큼 신경 써야 할 분야가 또 있다. 바로 병원에 방문했다가 세균·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의료관련감염'이다. 안전지대처럼 보이지만 감염병에 취약한 환자가 많고 이들로부터 강력한 돌연변이 병원균이 발생하기 쉬운 곳이 바로 의료기관이다.

정부도 의료관련감염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16~20일)를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주간'으로 선포해 운영하고 있다. 병원 내 감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수칙 실천을 독려하기 위한 행사로, 질병청은 이번 주간에 △손 위생, 호흡기 예절 등 기초 수칙 △환자 및 환경 접촉 주의 등 의료기관 방문·면회 수칙을 전파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홍보 홈페이지 운영, 사진·슬로건 공모전 등을 진행하고, 19일에는 의료기관 감염관리 강화를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한다.

우리나라에서 의료관련감염 관리 주간이 지정된 건 처음이다. 1986년 미국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가 의료기관감염 관리 문제를 개선하고자 매년 10월 셋째 주를 '국제 감염예방 주간(IIPW)'으로 삼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 병원 방문객과 종사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감염병 발생에 따른 의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감소 추세였으나 2021년에 전년 대비 늘어, 관심 필요"

중환자실 의료관련감염 발생 추이(위) 및 항생제내성균의 일종인 카바페냄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 발생 추이. 그래픽=김대훈 기자

중환자실 의료관련감염 발생 추이(위) 및 항생제내성균의 일종인 카바페냄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 발생 추이. 그래픽=김대훈 기자

의료관련감염은 입원·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낮은 면역력, 의료인 과실로 발생한다. 혈류감염(패혈증), 요로감염, 폐렴, 수술부위감염이 대표적이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중증 입원환자의 7~15%가 의료관련감염에 걸릴 만큼 흔히 발생한다. 특히 환자는 투병으로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라 감염이 치명적일 수 있다.

국내 의료 환경은 의료관련감염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간병·병문안 문화로 환자 간 전파가 쉽고, 다인실 병상이 많아 집단감염 위험이 크다. 의료관련감염의 50~60%는 약물 오남용으로 환자 몸속에서 발생한 돌연변이균인 '항생제내성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항생제내성균 감염이 가장 심각한 국가로 꼽힌다. 항생제내성균 중 하나인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2급 감염병)의 지난해 국내 발생건수는 3만548건, 사망건수는 539건으로 2018년(발생 1만1,954건, 사망 143건)보다 각각 2.6배, 3.8배가 늘었다. 질병청은 "최근 10년간 국내 주요 의료관련감염 발생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재작년처럼 반등한 경우도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이번 주간 운영을 계기로 감염관리 국민 인식도를 조사해 의료기관 감염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올해 안에 감염관리 인력 의무 지정 기준을 100병상 이상에서 80병상 이상으로 확대하고, 동네 의원 대상 감시체계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제2차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2023~2027년)'을 수립할 계획이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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