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혁신위 출범 목표지만 인물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돌파구로 제시한 혁신위원장 인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보선 참패에 이어 김기현 2기 체제 출범 후 지도부 인선에 대한 거센 비판으로 상처 난 리더십을 만회할 카드로 꼽히지만 '구인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8일 국회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혁신위 구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초 지도부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과 신임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해 늦어도 오는 23일엔 출범을 목표로 고민을 이어가기로 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회의 후 "위원장 인선부터 논의를 했고,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분이 유력하다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며 "각계각층 여러 분석을 통해 후보군을 좁혀가고 있지만 결정되어 가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단 혁신위원장에는 외부 인사를 우선순위에 두면서 현역 의원은 가급적 배제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거론됐다. 정 전 총리는 본보 통화에서 "당으로부터 연락 받은 적도 없고 그런 정치적 역량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장이) 봉급 주는 자리도 아니고, 관직도 아니고, 누가 대우해 주는 자리도 아니다"라며 "속도는 계속 내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김기현 2기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배경
혁신위원장 구인난에는 근본적으로 혁신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깔려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위가 어떤 권한과 목표를 갖고 혁신하느냐가 제일 중요한데, 지금 그 부분이 선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당초 수도권·충청권 인사를 전면 배치하겠다는 입장과 달리 김기현 2기 지도부가 또다시 영남·친윤석열계 인사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수직적 당정관계를 재정립하는 등 진정한 쇄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만 키운 셈이다. 한 중진 의원은 "길로틴(단두대) 역할로 당을 바꿀 만한 사람이 와야 한다"며 "그런 인선이 아니고서야 아무 감동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2기 지도부의 마지막 인선인 전략기획부총장 인선에 대해서도 유사한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는 후보군에 수도권·충청권의 초·재선 의원들을 올려두고 있지만, 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인사에 대한 파격 등용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다. TK(대구·경북)지역의 한 의원은 "지금은 입맛에 맞는 사람보다 '보여주기' 인사가 중요한 때인데 (김 대표가) 순서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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