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인조흑연 87% 중국산...타격 우려
중국이 2차전지 핵심 원료인 구상흑연 등 고(高)민감성 흑연을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맞불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산 흑연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이번 조치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은 인조흑연의 87%, 천연흑연의 72%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20일 '흑연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개선에 관한 공고'를 내고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흑연 일부 품목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출 통제 대상은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밀도(밀도 ㎤당 1.73g 초과), 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 인조 흑연 △천연 인상흑연 △인상흑연 재료가 들어간 구상흑연과 팽창흑연 등이다.
고순도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흑연 생산국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67%를 차지한다.
상무부는 "특정 흑연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정부는 수출통제법 규정에 따라 흑연 품목 임시 통제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를 실시해 수출 통제 결정을 내렸다"며 "글로벌 공급망·산업망의 안전을 보장하고 중국의 국가 안보와 이익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 12월 1일부터 시행된다.
중국은 지난 8월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통제했다. 미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겨냥한 수출 통제를 가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됐다. 미국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낮은 사양의 인공지능(AI) 칩까지 수출을 통제한 추가 규제를 발표했는데, 중국의 이번 발표는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해석된다.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 회담이 예상되는 만큼 중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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