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최고위서 정쟁형 현수막 철거 제안
감성 문구· 정책 중심 현수막에 지역 호평
국민의힘이 정쟁을 유발하는 현수막과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유의동 정책위의장의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쇄신과 민생 경쟁 의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려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과도한 비방을 담은 현수막부터 내려야 한다는 의견에 지도부가 공감하면서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의장의 제안에 참석자들이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마침 이만희 사무총장과 함께 새로운 메시지를 구상하고 있던 송상헌 홍보본부장도 '국민의 뜻대로 민생 속으로'라는 문구를 제시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국민의힘은 전국에 걸린 정쟁형 현수막 철거와 '대야 공세' 활동을 위해 출범한 당내 TF 통·폐합에 나섰다. 대신 예산과 민생, 정책, 경청 등을 당 활동의 주요 개념으로 삼기로 했다. 한 참석자는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정쟁보다는 민생이라는 당의 기조를 보다 명확히 한 것으로 대표와 원내대표는 물론 지도부 전체가 공감대를 이뤘다"며 "특히 수도권 출신 새 정책위의장의 참신하고 합리적인 생각이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유 의장은 당의 결정 이전부터 지역구(경기 평택을)에서 야당 비방성 현수막을 떼어낸 지 오래다. "출퇴근길에 보이는 여야의 원색적 문구 대결에 피곤하다"는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대신 감성적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어 '따뜻한 보수'의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실제 가정의 달인 5월에는 "5월엔 용기 내 말해보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었고,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는 "당신이 지키고자 한 오늘, 우리가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거는 식이다.
정책과 함께 주민들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관련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걱정 없도록 '대신 물어봐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달았고, 지난달 정기국회가 시작되자 "평택의 목소리, 제대로 전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호평 일색이다. 유 의장은 이처럼 지역에서 호평을 얻은 '감성정치'를 당의 활동에 반영할 계획이다. 유 의장은 "누구 탓만 하기에는 허락된 시간이 제한적"이라며 "모두가 실생활에서 체감하실 수 있는 실용적인 정책과 따뜻한 메시지로 안도와 위안 더 나아가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 의장은 20일 MBC 라디오에서 오는 29일 열리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 전원이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추모식 참석은) 의견을 수렴하고 상황을 짚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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