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수리로 공직기강 조사는 중단 예정
'자녀 학폭' 의혹이 불거진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돼 대통령실이 진상조사 착수를 밝힌 지 4시간여 만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의전비서관은 부모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즉시 수리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 비서관을 둘러싼 의혹은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 달 전 김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방과 후 2학년 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피해 학생 부모는 가해 학생에 대한 강제전학 조치를 학교에 요구했지만 사건 발생 두 달 만에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급교체 처분을 내렸다. 김 의원은 김 비서관의 배우자가 딸에게 출석정지 조치가 내려진 7월 19일 카카오톡 프로필에 남편과 윤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고 인정했지만, 심의위 개최 시점 및 징계 수위 등 학교 측 대응 관련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국감을 통해 관련 의혹을 인지하고, 즉각 김 비서관에 대한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위해 21일부터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순방수행단에서 김 비서관을 배제했다.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심 이반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김 비서관에 대한 의혹이 악재인 만큼 서둘러 사표 수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사 착수 사실이 언급되자마자 김 비서관이 사퇴하면서 대통령실 차원의 감찰 조사는 중단될 전망이다.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 출신인 김 비서관은 별정직 공무원이어서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감찰이 진행 중이더라도 면직 처리가 가능하다. 김 비서관은 2009년 김건희 여사와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 초부터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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