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무에 복귀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행보는 ‘통합과 민생’이어야 한다. 단식 중 병원에 실려간 지 35일 만의 제1야당 업무 복귀다. 그사이 정치환경은 급변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당내 기반이 더 탄탄해지는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이 대표는 정점에 올랐을 때가 위험하다는 자세로 정치권 변화를 주도하고 정책 대안에서 실력을 발휘할 기회로 삼기 바란다.
최대 관심사는 당내 ‘가결파’ 5인의 징계 여부다. 이 대표의 포용력이나 당 운영 방향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지난달 21일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친명 지도부와 강성지지층을 중심으로 가결표를 던진 의원 색출·징계 요구가 분출했다. 당 청원게시판에 비명계 의원 5명을 해당행위자로 제명하자는 주장이 등장했고, 지도부가 답해야 할 상황이다. 이 대표가 국회의원의 본회의 무기명 투표를 문제 삼는 반헌법적 민주주의 파괴를 방치해선 곤란하다. 비명계 압박용으로 징계카드를 질질 끄는 것도 백해무익인 데다 일부 의원만 ‘핀셋징계’해 당내 이견을 틀어막는 행태도 벌어져선 안 된다. 이참에 특정 팬덤에 의존해 이득을 취하는 퇴행적 정치문화를 벗어던지겠다는 선언을 이 대표가 용기 있게 해주기 바란다.
승부를 걸어야 할 대목은 쇄신과 민생이다. 돈봉투 의혹 등으로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가 지난 8월 실패로 막을 내렸다. 반면 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길거리에 내건 정쟁성 현수막을 모두 없애는 구체적 조치를 실행했다.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현수막 철거에 민주당이 한발 뒤처진 셈이다. 이 대표는 작년 8월 당대표 취임 일성으로 “유능한 민주당”을 내세웠다. 그러나 민생에 강한 대안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주진 못했다. 행정가 출신으로서 이를 만회해야 한다. 또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잦은 법원 출석에 따른 ‘재판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이를 당과 분리할 방안을 국민과 당원에게 제시해 총선 전망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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