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협력 복합 다층적 관계로 진화"
정상 오찬에 이재용·정의선·김동관 동석
중동 정세엔 "인도적 상황 악화 방지 공감"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양국 간 협력 분야를 총망라해 성과 및 향후 방향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성명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을 비롯한 국제 현안에 대한 목소리까지 담길 전망이다.
"양국 협력 복합 다층적 관계로"… 정상 오찬에 기업인 동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정무, 경제, 사회, 문화, 국제사회 등 양국 협력 분야를 총망라해 협력 현황과 방향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로 하고 문안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과 과제들을 논의했다.
회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경제 협력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양국 협력이 석유와 건설 중심의 1차적 협력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 차장은 양국 관계에 대해 "건설과 원유라는 매개를 통해 발전해온 관계가 이제 1차 협력 방정식을 벗어나 복합 다층적인 협력관계로 진화해 나가는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탈탄소, 원자력, 수소 에너지 협력 및 친환경 미래도시, 스마트팜 농업 협력 등으로 내용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국빈 오찬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관례상 이런 경우가 좀처럼 없다고 한다"며 "사우디 측에서 한국의 대표적 기업 총수가 참석해서 해당 (분야) 장관들, 국부펀드 운영 책임자들과 직접 대화하길 바랐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로 옆자리에 앉아 실질적인 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봤다"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동 정세도 논의… "인도적 상황 악화 방지 공감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정세 역시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 간 회담에서도 이에 따른 정치적, 경제적 파장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한다. 김 차장은 "인도적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확인했고,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 회복을 위해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을 말했다"고 전했다. 공동성명에도 해당 문제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한반도 문제 등과 함께 적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의 입장에 대해선 "분쟁 중 특정한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충돌 격화로 미국 중재 하에 추진되던 이스라엘과 수교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여전히 앞으로도 접지 않고, 장기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결국 사우디와 긴밀한 입장 조율을 통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19일 유엔을 통한 난민의 인도적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며 "국제 법령에 따라 이 문제가 충분히 그리고 확실하게 인도적인 견지에서 존중되고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 대해서도 사우디가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공 방어 체계, 화력 무기 등 방산 협력 논의 막바지"
한·사우디 방위산업 협력의 경우 민감한 중동 정세를 감안, 공개적으로 다뤄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대공 방어 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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