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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소유욕이 강한 강아지를 위한 솔루션

입력
2023.10.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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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9세 수컷 폼피츠(포메라니안과 스피츠 합성어)와 6세 수컷 치와와를 기르고 있습니다. 첫째 폼피츠가 유독 실내에서만 장난감에 소유욕이 강해서 사연을 보냅니다.
야외에서는 다른 강아지나, 사람이 자기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건드려도 "왕!" 짖지 않는데요. 집이나 펜션 같은 실내 공간에서는 둘째 치와와나, 다른 강아지가 자기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하지 말라고 "왕왕" 짖으며 장난감을 뺏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 강아지가 많은 실내 카페에 놀러가면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왜 특정 실내 공간에서만 장난감에 대한 소유욕을 보이는 걸까요? 둘째 치와와 동생이나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지 도와주세요~. 참고로 폼피츠는 산책도 주 5회, 50분 이상 충분히 하고 있어요.

A. 안녕하세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행복하고 편안한 공존을 돕는 비강압식 트레이너 김민희입니다. 이번 사연은 많은 반려견에게 흔히 보이는 행동 이슈인 장난감에 대한 소유욕인데요. 폼피츠 친구의 소유욕이 왜 발생했는지,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낼 방법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서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야외 운동장에서 어울려 놀고 있는 강아지들. 게티이미지뱅크

야외 운동장에서 어울려 놀고 있는 강아지들. 게티이미지뱅크

소유욕을 다루기 전, 강아지들의 ‘서열’을 이해 해야합니다. 흔히 많은 분이 얘기하는 늑대에게서부터 전해진 우위 관계(상급자와 하급자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관계)에 대한 ‘서열 이론’은 이미 연구의 오류로 인한 잘못된 개념이라고 최근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잘못 알려진 ‘서열 이론’이 아니라 강아지들 사이에도 ‘서열’이라는 개념이 있긴 합니다.

강아지들 사이 서열은 ‘자원의 우선 접근권’입니다. 이것은 A와 B라는 강아지가 있을 때 음식 또는 장난감 같은 자원에 대해 ‘우선적으로 접근하는 순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기존에 잘못 알려진 서열 이론과 달리, 강아지들 간의 서열이라는 개념은 우위관계가 확실히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원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서 A와 B의 위치가 변하기도 하는 관계입니다.

소유욕의 원인

그럼 왜 폼피츠 친구는 소유욕이 생기게 된 걸까요? 개체별로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동물에게 있어서 소유욕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생존 본능입니다. 강아지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음식뿐 아니라 보호자의 관심, 안락한 장소, 장난감 등 다양한 자원은 살아남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소유욕은 당연하게도 혼자 독식할 때보다 경쟁자가 있을 때 더 심하게 발현됩니다.

예를 들어 외동인 강아지보다도, 이번 사연처럼 다견가정인 경우 혹은 강아지 운동장과 같은 특정 장소에서 다른 반려동물과 함께 있다가 자원을 빼앗긴 경험이 소유욕을 만드는 대표적인 경우들입니다. 그리고 최근 SNS를 통해 많이 보이는 보호자가 강아지의 자원(장난감, 음식 등)을 가지고 빼앗듯 장난을 치는 부적절한 행동 역시 소유욕을 높이고 공격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첫째 폼피츠의 상태 체크

이번 사연의 폼피츠 친구는 경쟁자인 치와와 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실외에서 소유욕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실내와 달리 자원뿐 아니라 신경 쓸 다양한 자극이 많고, 집 안에서처럼 확실한 경쟁자가 아니라 경쟁자일지 아닐지 모르는 다른 강아지들에 대해서는 소유욕을 보이지 않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만약 가족 중에 폼피츠의 자원을 빼앗아 가는 놀이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행동도 실내 소유욕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폼피츠의 심리를 사람의 경우로 예를 들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아무도 없는 안전한 내 집 안에서 돈다발(자원)을 쥐고 있다면 불안하지 않겠지만, 방 안에 경쟁자가 함께 있거나 혹은 번화가 한복판에서 가방이나 주머니도 없이 돈다발을 손에 쥐고 있다면 잃어버리진 않을까, 소매치기당하진 않을까 불안하겠죠? 강아지도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힘겨루기하는 두 마리의 강아지. 게티이미지뱅크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힘겨루기하는 두 마리의 강아지. 게티이미지뱅크

솔루션 제공

소유욕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강아지가 받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결국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공격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툼이 발생하면 동거견이나 반려인, 자신까지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사고 방지가 필요합니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인 관리적인 솔루션과 더불어 교육적인 솔루션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따로 제공하기(관리적 솔루션)

안전을 위해 가장 좋은 해결책은 ‘위험한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다견가정에서는 다툼 방지를 위해 각자 자원을 공평하게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강아지가 크레이트 교육이 되어있다면, 음식이나 장난감 등 소유욕이 일어날 만한 자원을 제공할 때는 가급적 크레이트로 분리하여 각자 제공하거나, 울타리 혹은 방을 이용해 분리 제공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관리 방법입니다.

2. 여러 개 제공하기(관리적 솔루션)

이번 사연 속 강아지처럼 ‘장난감’에 소유욕을 보이는 경우, 여러 개의 장난감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하나만 있는 장난감은 매우 소중하게 여겨지겠지만, 같은 장난감이 여러 개가 있다면 희소성이 없어지면서 가치가 떨어질 것입니다. 강아지가 2마리라면 장난감을 구입할 때 최소 2개 이상 구입하도록 하고, 유독 집착을 보이는 장난감은 없애거나 더 많이 구비하는 것으로 소유욕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놔, 기다려(교육적 솔루션)

앞서 말씀드린 관리가 잘 이행되어 소유욕이 줄어든 이후에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예방 차원의 교육을 추천해 드립니다. 소유욕을 보이는 강아지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이용하여 보호자와 터그놀이를 하다가, "‘놔"라는 말과 함께 손을 멈춥니다. 강아지가 장난감을 놓을 때까지 기다리고 장난감을 놓으면 다시 놀이를 시작합니다. 단, 놓지 않는 경우에는 장난감을 흔들거나 흥분시키지 말고 그대로 자리를 떠나도록 합니다.

이런 반복된 교육을 통해 강아지가 물고 있는 자원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전이나, 밥을 먹기 전에 특정한 장소(방석이나 매트)에서 잘 기다리면 자원을 제공하는 것을 항상 생활화해 주세요. 그럼 자원에 대한 리더십을 보호자가 가지게 되어 건전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번에는 강아지의 소유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소유욕이 일어날 만한 상황을 만들거나 이미 소유욕을 보인 뒤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욕을 보이기 전에 환경과 상황을 관리하여 소유욕을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보호자의 행동입니다. 그럼 이번 솔루션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김민희(Ash) 트레이너, 교육 인스트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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