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리조나 공장, 46-시리즈 거점으로"
무한질주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이 수주 잔고1 5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현지에서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업체 테슬라가 미래형 배터리로 점찍은 '46-시리즈'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실적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하면서 "수주 잔고가 50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6월 말까지 수주 잔고는 440조 원 수준이었지만 10월 초 일본 도요타와 계약이 포함되면서 60조 원이 늘어났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주 공장에 총 4조 원을 투자해 도요타 전용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근본적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도 내놨다.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덜 팔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제품이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
이날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저가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 대응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LFP 기반 제품을 적극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양산 계획을 알린 적은 있지만 차량용 LFP 양산 목표를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그동안 주행 거리는 짧아도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 닝더스다이(CATL),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이 이끌어 왔고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형 차량에 LFP 배터리를 점점 많이 쓰면서 중저가 시장 수요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사장은 "파우치가 가진 셀 무게, 공간 활용률 등 강점을 결합하고 셀 구조 개선과 공정 혁신 등을 추진해 전기차용 LFP 배터리는 물론 리튬·망간·인산·철(LMFP) 기반 신규 제품까지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신규 생산 공장은 북미 지역 46-시리즈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내놨다. 지름 46㎜의 원통형 배터리를 뜻하는 46-시리즈 배터리는 테슬라가 '차세대 배터리'로 점찍은 규격으로 앞으로 테슬라에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모든 제품군에서 차별화한 제품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이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세계 최고의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증권시장에서는 웃지 못했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도 향후 전기차 생산 목표를 낮추고 중국 주도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 기업의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70% 떨어졌고, 삼성SDI(-7.19%), 포스코퓨처엠(-10.16%) 등 주요 배터리사와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낙폭 또한 컸다.
- 1 수주 잔고
- 아직 이행하지 않은 수주액. 기업의 장기 계약 현황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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