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발언에 이스라엘 반발
파장 이어지자 ‘진화’ 나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미국 뉴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티아 분쟁을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을 비판한 자신의 발언이 와전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사퇴까지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발언 중 일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정당화한 것처럼 와전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사실이 아닐뿐더러 정반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안보리에서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에서 그냥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 국민은 56년 동안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은 정당화할 수 없지만, 그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을 정당화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즉각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자국 내 유엔 대표부 직원들에 대한 비자 발급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하마스 공격이 진공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테러와 살인을 이해한다는 표현”이라면서 “대량학살 공격을 이해하는 사무총장은 유엔을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나라의 비판도 이어졌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대변인을 통해 “하마스의 공격을 이렇게 규정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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