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두나!' 주연배우 수지
2010년 미쓰에이로 데뷔해 아이돌 출신 이두나 삶에 공감
가수 겸 배우 수지가 "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한다"며 솔직한 속내를 고백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수지는 넷플릭스 '이두나!'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20일 공개됐다.
극 중 수지는 최정상의 위치에 있던 아이돌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무대를 이탈해 자취를 감춘 이두나를 연기했다. 그는 두나 역에 대해 "두나가 감정기복이 심하다. 감정이 널뛰는 인물인데 그런 두나 만의 감정표현 방법이 마음이 쓰이면서도 연기로 잘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두나의 성격 자체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데 그런 지점이 나는 이해가 잘 갔다"고 밝혔다.
스스로 감정기복을 다스리는 편이냐는 물음에 수지는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잘 안 될 때도 많다. 내 생각에는 좀 두나처럼 겉으로 티가 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실제 아이돌과 유명 배우로서 살아온 수지이기에 작품에 참여하며 의견도 많이 냈다. 두나를 사람들이 알아볼 때의 대본 속 상황이 실제 상황과 다른 부분들, 편의점 점장이 젊은 사람에서 할아버지로 바뀐 이유 등을 설명한 수지는 "얼굴을 다 까고 다니는데 못 알아보는 지점도 거슬리더라. 현실과 차이가 있는 거 같아서 마스크도 중간에 좀 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두나의 스타일링에 대한 아이디어도 냈던 수지는 "두나가 상황이 그렇다고 해서 어두침침하고 너무 폐인처럼은 안 있을 거 같았다. 실제로 두나가 수입은 없지만 브랜드 증정이나 협찬을 많이 받았을 거 같아서 옷이 굉장히 많고 그런 식으로 입었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나를 보면 셰어하우스에 갇혀 있고 담배 피우러 잠깐 나가는 게 전부라 옷이 항상 얇은 느낌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나처럼 실제 수지는 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이 없었을까. 수지는 "두나가 평범한 걸 굉장히 갈망하고 있고 큰 꿈처럼 얘기하는데 내게도 평범이라는 단어가 큰 의미였다. 대본을 볼 때 한 대 맞은 것처럼 이 부분이 너무 비슷했다. 두나 입장에서는 많이 판타지였는데, 나는 상상만으론 잘 살았을 거 같다.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만약 연예인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졌다면 무엇을 했을 거 같냐는 질문을 받자 수지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이내 "내가 쉬면서 시간을 보낼 때 루틴을 지키는 걸 꽤 즐거워하고 편안함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됐다.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출퇴근을 하는 사무직 같은 것도 꽤 잘했을 거 같다"고 답하며 웃었다.
그렇다면 혹시 은퇴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않았을까. 의외로 수지는 빠른 답변을 내놓으며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느낌이다. 이 일을 언제든 그만두고 떠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하고 있다. 이 작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한 작품씩 할수록 더 소중함도 느껴지고. 오히려 어릴 때는 이 일이 전부일 거란 생각이었다. 두나 대사 중에 '나는 노래도 춤도 못하게 되면 어쩌지? 인생 재미없겠다' 하는 대사가 있는데 (나는) 이 일이 내 전부가 되는 게 싫은 거 같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았던 거 같다"고 덧붙여 공감을 자아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