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 충돌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격
가자지구 전역 인터넷 등 통신 끊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이 27일(현지시간) 대규모 공습을 가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역의 통신이 두절됐다.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 발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서면서 지상작전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접경지에 정규군과 예비군 수십만 명을 집결시킨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밤 가자지구 북부에 집중 폭격을 가하며 공세를 시작했다. 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밤 지상군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확대 중”이라며 현지 주민들을 향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가자시티와 주변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 내 구호단체·언론인도 연락 두절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세로 가자지구 전역의 인터넷과 모바일 등 통신이 끊겼다. 가자지구에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팔레스타인 통신회사 자왈은 성명을 통해 “지난 1시간 동안의 강력한 폭격으로 가자와 외부 세계를 연결하던 모든 선이 파괴됐다”며 “통신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내부의 구호단체와 언론인과의 연락도 두절됐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와 국경없는의사회, 유엔 등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팀과의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고 밝혔고,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도 “가자지구의 동료와 통화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DF는 로이터와 AFP 측에 가자지구에서 일하는 기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선포한 상황이다. 로이터는 성명을 통해 “군이 이번 분쟁에 대한 소식을 전달하는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이런 정보 차단은 대규모 잔학 행위를 은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텔아비브 공격에 ‘보복’ 가능성도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이 언론과 세계의 눈을 가리려 가자지구 전역에서 통신과 대부분의 인터넷 연결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중과 육상, 해상에서 유혈 보복을 자행하려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료 이자트 알 리시크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세 이후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진입시킨다면 저항 세력은 준비되어 있다”고 반발했다.
이스라엘이 그간 보류했던 전면적인 지상전 수순을 밟는 배경에 앞서 수도 텔아비브에 가해진 하마스의 공습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오후 하마스의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은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여러 차례의 로켓 일제사격을 가했다. 하마스 알카삼 여단의 공격으로 텔아비브의 주거용 건물이 파손되고 최소 3명 이상이 다쳤다.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이 하려는 일에 대해 옆에서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미리 작전에 대해 미국에 알렸느냐는 질문에도 “이스라엘 측과 나누는 대화와 정보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유엔 회원국들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대한 규탄이 빠지면서 미국, 이스라엘 등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결의안 채택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이후 유엔의 첫 공식 대응이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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