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도 1일부터 대출금리 인상
이달 5대은행 가계대출 2.4조 늘어
당정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 개선"
주요 시중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는 깎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폭을 낮추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속속 수요 억제 카드를 꺼내 드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내부 회의를 거쳐 내달 1일부터 가계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소폭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규와 신잔액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주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가산금리가 0.05%포인트 오른다. 지표금리가 1년물 이하인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도 0.05%포인트 인상된다.
다른 주요 은행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아파트론과 주담대 상품의 금리감면율을 0.15%포인트 줄였고, NH농협은행 역시 주담대와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깎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은행 자금 조달 경쟁으로 예금금리까지 오르면서 가계대출 금리는 이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붙이고, 우대금리를 깎는 방식으로 금리 상승 속도를 더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7일 자 주담대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36~6.76% 수준으로 9월 22일(3.9~6.49%) 대비 하단이 0.46%포인트 올랐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오름폭(0.268%포인트)을 크게 상회한다.
가계부채 관리에 협조하라는 금융당국 엄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정도 금리 조정 조치로 가계대출 수요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공포가 한층 커진 이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6일 기준 684조8,018억 원을 기록 중이다. 9월 말(682조3,294억 원) 대비 2조4,723억 원 늘어난 것으로, 변수가 없는 한 2021년 10월(3조4,380억 원) 이후 2년 만의 최대 폭 증가가 확실시된다.
정부도 규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변동금리 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 DSR’을 연내 도입하고, 커버드본드(금융기관에서 부동산담보대출 등 자체 보유한 고정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등 다양한 조달수단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변동금리 대출 한도를 낮춰 비중을 줄이고,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해 가계부채 위험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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