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위원장, 공개발언 없이 90분 참석
떠나려 하자 "사과하라·꺼져라" 야유
대통령·국민의힘 지도부는 끝내 불참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추모대회 참여자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야유를 받았다. 인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개인 자격으로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50분쯤 김경진·박소연·이소희 혁신위원과 함께 추모대회를 찾았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을 한 그는 서울광장에 차려진 희생자 분향소에 헌화·묵념한 뒤 주최 측이 안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병민·김예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일부와 권영세·권은희·최승재 의원 등도 참석했지만 모두 개인 자격으로 왔기에 듬성듬성 빈자리에 나눠 앉았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청와대 참모진들은 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추모대회 전 이태원역에서 출발해 대통령실 앞을 지나 시청역까지 추모행진을 한 유가족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자리를 비워둔 채 대통령님을 기다리겠다"며 참석을 부탁했지만 그 자리도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행사에선 이재명 대표와 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대표가 차례로 추도사를 읽었지만,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인 위원장은 별도로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약 1시간 20분 정도 진행된 1부 추모행사가 끝난 오후 6시 25분쯤 인 위원장이 떠나려 하자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인 위원장을 향해 "국민의힘은 사과하라", "윤석열 정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야유를 보냈다.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국힘당 꺼져라", "도망가지 말라"고 외치거나 욕설을 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한 남성이 인 위원장의 어깨를 손으로 밀쳐 잠시 휘청였고, 한 참여자는 빈 담뱃갑을 던지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차량으로 이동했다. 인 위원장을 향한 항의는 5분 정도 계속 됐고, 일부 참여자들이 행사장 밖 도로변까지 인 위원장을 따라갔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도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을 알아보시고 '왜 이제 왔냐'는 유가족의 질책은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고,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 오기를 바라는 기다림의 다른 표현일 것"이라며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불참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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