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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 헤일리 치고 올라오는데... 77세 트럼프 고령 리스크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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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 헤일리 치고 올라오는데... 77세 트럼프 고령 리스크도 현실화?

입력
2023.10.31 16:20
수정
2023.10.31 16: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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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세대 갈등] ②세대교체론 주자 약진
트럼프 실수 연발... 미 공화 경선 ‘점입가경’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3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주의회 의사당에서 예비선거 후보로 등록한 뒤 연설하고 있다. 공화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는 내년 2월 24일이다. 컬럼비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3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주의회 의사당에서 예비선거 후보로 등록한 뒤 연설하고 있다. 공화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는 내년 2월 24일이다. 컬럼비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보수 야당 공화당의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로 맥이 빠졌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활기를 띨 조짐이다. 50대 초반인 ‘세대 교체론’ 대표 주자의 약진과 70대 후반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실수 연발 덕이다. 반(反)트럼프 세력의 결집과 네 차례 형사 기소로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까지 맞물리면 지지층의 동요가 더 커질 수도 있다.

트럼프 42→43% vs 헤일리 6→16%

30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 디모인 레지스터, 미디어컴이 공개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급부상이다. 응답자 16%의 선택을 받아 줄곧 2위를 놓치지 않았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6%)를 따라잡았다. 이번 조사는 내년 1월 15일 공화당의 첫 경선 승부처인 아이오와주(州) 당원 대회(코커스)에 참가할 가능성이 큰 유권자 404명을 대상으로 22~26일 실시됐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3%)과의 격차는 아직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다. 8월 조사 당시 지지율과 비교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2%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6%에서 10%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3%포인트 떨어졌다.

때마침 선두 주자가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30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유세에서 고령 탓으로 의심되는 실수를 잇달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 아이오와주 수시티에서 집회 연설을 하던 중 방문지 이름을 수폴스로 잘못 말했다. 수폴스는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는 도시다.

대결한 적도 없는 오바마 이겼다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 뉴욕 맨해튼 소재 뉴욕주 대법원에서 열린 민사 재판에 출석해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 뉴욕 맨해튼 소재 뉴욕주 대법원에서 열린 민사 재판에 출석해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게다가 또 다른 집회에선 대선에서 자신이 대결한 적도 없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말했다. 착각한 것이다.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거듭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경선 경쟁자인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주 뉴햄프셔주에서 기자들에게 “2016년 때의 트럼프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파고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46년생 77세, 디샌티스 주지사는 1978년생 45세다.

헤일리 전 대사로선 여러모로 기회다. 우선 고령 논란이다. 1972년생 51세인 그는 올해 초 경선 출마 선언 직후부터 누차 75세 이상 고령 정치인의 정신 감정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세대 교체론의 선봉에 선 셈이다. 타이밍도 좋다. 주유엔 대사를 지낸 그에게 국제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지금은 전문성을 뽐낼 적기다.

‘트럼프 대 비(非)트럼프’ 양상으로 흘러가는 경선 구도도 유리하다. 중도 하차하는 다른 후보의 지지층이 최근 치고 올라가기 시작한 헤일리 전 대사 쪽으로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끊임없이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역시 헤일리 전 대사에겐 호재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헤일리 전 대사의 부상은 (81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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