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5.50% 유지… 2001년 이후 최고 수준
파월 “일시 중단, ‘재인상 힘들다’는 뜻 아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현행 기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 연속 동결로, 지속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세와 최근 국채 금리 급등세 등을 반영한 결정이다. 다만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 뒀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 금리를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1년 이후 최고 수준 금리가 계속됐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하다 6월 금리를 동결한 연준은 7월 한 차례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9월에 이어 이번에도 연달아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결정 배경으로는 물가 여건의 호전이 우선 꼽힌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9월 근원(에너지·식료품 제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7%를 기록하면서 둔화세를 이어갔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다.
여기에 최근 미국 국채 금리의 고공 행진 덕에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도 줄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장기 채권 금리 급등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말했다.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긴축은 기준 금리 인상과 효과가 유사하다.
그러나 연속 금리 동결이 통화 정책 변화는 아니라는 게 연준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의 일시 중단이 다시 인상하기 어렵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 연준이 분기별로 공개하는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6%다.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3분기에 국내총생산(GDP) 기준 4.9% 성장하며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고, 이날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상 9월 구인 건수(955만 개)도 전월 수치와 월가 전망치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시장은 내달 올해 마지막 FOMC에서도 금리 동결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이 보는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FOMC 회의 전 68.9%에서 77.6%로 올라갔고, 인상 가능성은 28.8%에서 22.4%로 떨어졌다. 헤지펀드 포인트72자산운용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순간 ‘금리 인하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긴축 선호)’적 발언을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차단을 막기 위한 수사로 해석한 셈이다.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2%포인트(미국 금리 상단 기준)를 유지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