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자금 출처 묻지 말라" 고집
협회 "못 받는다" 계좌 안 알려줘
경찰, 2일 전씨 구속영장 신청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남씨를 통해 대한펜싱협회에 거액의 후원 의사를 전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펜싱협회 등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1월 강원도에서 열린 펜싱대회 시합장에서 펜싱협회 고위 관계자에게 전씨를 '30억 원을 기부할 기업인'이라고 소개하며 후원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돈의 출처와 입금자는 묻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협회 측은 "2,000만 원 이상 기부금은 금융감독원 신고대상이라 후원자의 이름과 회사명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으나 남씨 측이 '익명 조건'을 고집했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0억 원을 줄 테니 출처를 확인하지 말라는 식이었는데, 우리는 누가 어떤 이유로 돈을 줬는지 다 확인해야 한다. 300억 원이라도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결국 협회 측이 후원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서 후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씨는 지난 7월 출입 권한이 없는 대회장 구역을 드나들어 협회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협회는 전씨가 펜싱계에 거액을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남씨가 차기 협회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사기 혐의로 지난달 31일 체포된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범죄 수익금을 모두 남씨에게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2일 오전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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