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얘기 듣고 못마땅한 웃음 지어"
정치권 "저열한 모습", "개딸에 잘 보이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의 퇴진 요구 목소리를 전달하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제가 '그만두시라'고 표현한 건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국민들의 퇴진 요구를 전달하고, 민주당이 끊임없이 얘기했던 국정쇄신 요구를 포함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 건 아니다. 이태원 참사 등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 의원이 어떻게 대통령에게 제대로 한마디도 못 하느냐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대통령이) 그쪽으로 내려오시는 걸 몰랐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김용민 의원, 오랜만입니다'라고 갑작스럽게 인사하셔서 제가 일어날 시간이 없었던 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도 오랜만입니다'라고 답 드리면서 '그런데 이제 그만두셔야지요' 이렇게 권유를 드렸다"고 했다. 다만 큰소리를 친 것이 아니라 "최대한 예의 바르게 안부 묻고 나서 같은 톤으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얘기를 듣고 다시 뒤돌아보면서 약간 못마땅한 웃음 같은 표정을 지으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만두시라'는 말을 대통령도) 들은 것 같다"면서 "못 들으셨다면 두 번, 세 번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여당에서도 저랑 비슷한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예를 들면 탈당부터 시작해서 정치적 책임을 묻는 다양한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저열한 모습"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김 의원을 향해 "대통령 면전에서 그만두라고 얘기하고 그걸 자기가 얘기했다고 공개하는 건 매우 저열한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비판이지만 정치적으로 대통령과의 그런 장면을 스스로 연출하고 공개하는 건 기본적인 톤 앤 매너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1일 SBS라디오에서 "적극적 지지자들인 개딸이라고 통칭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박수 치고 환호할 일"이라며 "개딸들한테 이뻐 보이려고 (한 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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