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수사로 학살 지지 얻으려 해" 비난
튀르키예, 이스라엘 주재 대사 소환하기도
이스라엘 "테러조직 하마스 편에 서" 비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전쟁 범죄로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튀르크어사용국기구(OTS)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길 전용기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더 이상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를 배제할 것"이라고 제소 방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는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로 가져가는 계획을 지지한다"며 "우리 외무부가 이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시민의 지지를 잃고, 종교적 수사를 통해 팔레스타인인 학살에 대한 지지를 얻고 싶어한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ICC에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 혐의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 외교에서 완전히 관계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튀르키예 국가정보국(MIT)이 여전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 하마스와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이후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간 외교 관계엔 긴장이 더해졌다. 튀르키예는 곧바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 공격과 이에 따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비극, (이스라엘의) 휴전 및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에 대한 거부 등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 대통령이 테러 조직 하마스 편에 서는 또 다른 조치를 했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쟁 초기만 해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팔레스타인 지지 목소리를 내며 '이스라엘 반대' 쪽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가 가자지구 휴전 문제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이달 말 튀르키예 방문 계획을 언급하며 "유혈사태를 멈추기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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