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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개편' 카드 꺼냈지만 뾰족한 수 없는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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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개편' 카드 꺼냈지만 뾰족한 수 없는 카카오모빌리티

입력
2023.11.06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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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택시 수수료 체계 개편 예고
택시업계 "이중 계약 구조 바꿔야"
수익성 악화 겹쳐 매각 가능성도

2일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 뉴스1

2일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 뉴스1


국내 1위 모빌리티 호출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가 카카오그룹의 골칫거리가 됐다. 가맹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높은 수수료와 매출 부풀리기 의혹 등으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면서 수수료 체계 개편을 예고했지만 수익성 악화의 늪을 벗어날 묘수가 마땅치 않아서다.

5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가맹 택시 수수료 체계 개편을 앞두고 이해 관계자 의견 수렴을 위해 우선 사업자와 노동조합이 모인 택시 4단체, 가맹 협의회, 지역 사업자 등을 아우르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질타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간담회를 최대한 빠르게 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단 4만 대가 넘는 가맹 택시(카카오T 블루) 기사로부터 받는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가맹 택시로 계약한 기사들은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로 호출을 받거나 거리에서 손님을 태울 때 운행 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내고, 제휴 계약 활동비로 15~17%를 돌려받는다. 현재 20% 수준인 수수료를 다소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수수료 찔끔 인하'보다 '수수료를 냈다가 제휴비로 돌려받는' 이중 계약 구조를 바꾸기를 원한다. 택시기사 입장에서 보면 매출이 이중으로 발생해 부가가치세 등 세금 납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이중 계약 구조로 매출을 부풀렸다고 보고 회계 감리에 나선 것도 택시 업계의 불만이 쌓여 촉발된 것이다. 카카오T블루에 가맹한 한 개인 택시 기사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결과적으로 수수료가 3% 수준이라고 설명하지만 왜 번거롭게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출구 없는 카카오, 모빌리티 매각 카드 다시 꺼내나

서울에서 운행 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뉴시스

서울에서 운행 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뉴시스



문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업계와 금융 당국이 요구하는 '이중계약 구조 변경'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상장 압박을 받고 있다. TPG컨소시엄, 칼라일과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구글 등으로부터 수천억 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매각을 해야 투자사가 투자 원금과 수익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수료 책정 방식을 바꾸는 것은 '모빌리티 플랫폼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업무 제휴비를 돌려주는 건 가맹 택시에서 얻은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보상인데 이를 흔들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사업 구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카카오모빌리티의 2022년 매출은 7,915억 원, 당기순손실은 277억 원. 대리 호출과 주차장 사업 이외에는 사실상 적자로 전해진다.

결국 모기업인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점 고지를 선점했으나 정부의 택시 규제를 뚫고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수익 모델을 만들기 어려워서다. 카카오는 지난해에도 모빌리티 사업 매각을 추진했으나 내부 반발로 철회했다. 2024년 3월까지 임기인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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