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
'해고 없는 전환'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
공단 "700명은 원칙상 전환 대상 아냐"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전원 공단 소속 전환'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가운데, 공단은 집회 참가자 수백 명을 무더기로 고소하는 등 강경 응수해 파업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파업에 동참한 상담사 1,000명은 6일째 단식 중인 파업 지도부와 연대해 하루 동조 단식에 나섰다.
6일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는 강원 원주시 건보공단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약 1,000명이 이날 하루 동조단식을 한다고 밝혔다. 총파업이 시작된 1일부터 무기한 집단 단식에 들어간 쟁의대책위원회 대표자 11명에게 힘을 싣기 위한 것이다. 이들 11명 가운데 광주지회장은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이날 오전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대표자 한 명이 새로 무기한 단식에 합류했다.
노조는 공단이 별도 소속기관을 만들어 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강보험 관련 상담 업무를 전담하지만, 민간 위탁업체 소속이라 근로 여건이 열악하고 대국민 상담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게 파업 명분이다. 단식 중인 이영순 대전지회 직무대행은 "공단은 공공성 따위는 관심도 없는 인력장사 업체인 용역업체를 압박해 상담사들에게 최저시급을 주면서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점심도 제대로 못 먹게 한다"며 "제도를 몰라 하소연하는 국민들의 전화는 무조건 빨리 끊으라고 콜 수를 압박한다"고 말했다.
상담사들이 요구하는 소속 전환은 이미 2021년 10월 노사 합의된 내용이다. 다만 전환 규모, 채용 절차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2년째 이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노조는 약 1,700명에 달하는 고객센터 직원을 공단이 해고 없이 전원 채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단이 2019년 2월 이후 입사자 약 700명은 공개경쟁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자 "고용안전을 위한 전환 취지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공단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정책 추진 방향 발표일(2019년 2월 27일) 기준 민간 수탁기관에서 일하던 노동자를 채용 전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정책 발표일 이후 채용된 상담사 700여 명은 직접 고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단은 다만 "정규직 전환 정책 취지 등을 고려해 근무 기간 및 경력에 따라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단은 지난 1일 공단 본부 광장에서 파업 행사를 진행한 조합원 중 400여 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원주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공단 울타리를 부수고 공단 사유지에 무단 진입하는 등 불법점거 농성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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