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정신병동 문턱 낮추는 이야기 되길"
정신질환 환우 묘사 어땠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지금까지 정신질환을 조명했던 국내 이야기들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편견을 직면하게 만들면서 시청자들의 그릇된 생각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특히 미디어 콘텐츠에서 흔히 묘사되는 정신질환 환우의 프레임을 깨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여기에는 정신병동의 문턱이 낮아지길 바라는 제작진의 진정성이 담겼다.
지난 3일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베일을 벗었다.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신작이다.
이 작품은 정신병동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고자 하는 선한 메시지를 내세운다. 이 감독은 매 에피소드마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조명했는데 조현병, 망상처럼 일상이 어려운 질병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소재도 있지만 많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공황장애, 조증 등 일상적인 소재도 있다. 제작진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는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거듭 강조한다. 극 후반 정다은(박보영)이 정신병동 입원 이력으로 업무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시위대들의 에피소드가 그렇다. 환자들의 부모들은 "아픈 사람이 어떻게 환자를 돌보냐", "환자가 사회 생활을 하는 게 가능하냐"고 주장하는데 이 장면은 유독 시린 여운을 남긴다. 아직까지 정신병동과 환자들을 바라보는 냉랭한 시선이 만연한 현실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이전 국내 콘텐츠들은 어땠을까.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굿닥터',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일부 이야기들이 정신 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이나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삼았으나 일종의 편견이 작용했다. 다수의 작품에서 특정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흔히 폭력적이거나 우발적인 면모가 강조됐다. 신드롬을 낳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도 자폐 스펙트럼으로 인해 '특출난 암기력'을 가진 이로 표현됐고 일부 환우 부모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정신 질환자들을 바라보는 시간은 분명히 다르다. 반드시 모든 환자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도 아니고 보호자들이 다 선한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편견에 일조하지 않고 아침이 오길 기다리는 이들의 이야기로 분명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리키고 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거듭 시청자들에게 강조하는 메시지는 사회의 편견을 온도로 녹이면서 "넘어져도 괜찮으니 주변의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아픈 이가 외과와 내과 처방으로 약을 먹고 수술을 하면서 상처를 낫게 만들 듯 정신과에서도 전문의의 조언으로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또 언젠가 환자가 될 수도 있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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