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성자 등 공매도 완전 금지' 관련 답변
금융위 "공매도 금지 예외 관련 검토 안 해"
"문제 해결 안 되면..." 금지 기간 연장도 시사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일각에서 최근 요구하고 있는 '예외 없는 공매도 금지'에 대해 "다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금지하면서도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LP)에 한해선 예외적으로 허용했는데 이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인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장조성자와 LP에 대한 공매도 금지조치를 검토하느냐는 질의에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막을 경우 투자자 보호나 시장 발전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지 다시 한번 의견을 듣겠다"며 "가격 변동 과정에서 공매도가 늘어났는데, 이게 적절한 것인지 금융감독원에 조사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5일 공매도를 내년 상반기까지 전면 금지하기로 하면서 시장조성자와 LP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차입 공매도를 허용했다. 시장조성자란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거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통상 증권사가 하는데,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8개 사가 활동하고 있다. LP 또한 금융상품 매매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증권사가 지속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한다.
이들은 주식을 매수하려는 사람에게 팔 주식을, 매도하려는 사람에겐 살 주식을 내놓는다. 시장조성자로 인해 거래가 활발해지고, 매수가와 매도가 사이의 차이가 줄어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다만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 팔 주식을 미리 대거 보유하는 것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볼 수 있어 시장조성자들은 공매도를 하는 게 기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 주요 증시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할 때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며 "예외 공매도까지 불허될 경우, 호가 제출이 어려워져 해당 종목 투자자의 거래가 원활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공매도 ‘완전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금지 첫날 각각 5.66%와 7.34% 날아오른 코스피와 코스닥이 다음 날 곧바로 곤두박질친 데에는 시장조성자와 LP의 공매도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들은 공매도가 금지된 6일 이후 사흘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이뤄진 공매도는 전체 주식 거래대금의 1% 미만 수준이라는 점도 외면한다.
금융당국은 “다시 의견을 듣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공매도 금지 예외' 폐지와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에 대한 의견이 있으니, 혹여 문제가 있는지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라며 "현재 공매도 금지 예외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연장 가능성'을 묻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지금의 문제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여러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공매도 관련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 ‘총선용 결정’, ‘여당의 압박’이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에 김 위원장은 “신중한 의견이었던 것은 맞지만, 시장 상황에 따른 조치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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