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로 매출 호조…영업이익은 7% 감소
카톡 오픈 채팅 결합한 AI 콘텐츠봇 출시 예고
3분기 성적표를 받은 카카오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효과로 몸집이 불어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계열사의 희망퇴직으로 인한 영업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은 둔화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주주들에게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 등을 공개 사과하며 조직 재정비를 예고했지만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카카오, 콘텐츠 사업 덕에 역대 최대 매출… 수익성은 둔화
카카오는 9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조1,6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갖가지 사법 리스크를 겪는 상황에서도 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성적은 콘텐츠 부문 매출이 1조1,315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9.8%나 성장한 덕이다. 특히 콘텐츠 부문 내 뮤직(음악) 매출이 SM엔터 인수 효과로 105% 급증한 5,133억 원을 기록했다. 미디어와 스토리 매출도 각각 13.6%, 7.7% 늘어난 1,070억 원, 2,491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비용이 2조206억 원으로 18% 증가한 영향이 커 보인다. 경영난을 겪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감원을 하면서 인건비를 많이 썼다.
홍은택 대표 "부정적 뉴스 죄송… 조직 재정비"
카카오는 현재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SM엔터 인수 당시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카카오 법인과 경영진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구속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분식 회계 의혹으로 금감원의 회계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홍은택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 뉴스로 카카오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보고 조직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은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수수료 논란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택시업계와 수수료 체계, 가맹 구조 등을 원점에서 놓고 토론과 협상을 할 예정"이라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겹겹 악재 카카오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도입 검토"
카카오는 위기 돌파를 위해 미래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이른 시일 내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에 결합한 'AI 콘텐츠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프로야구 구단이나 선수처럼 작은 단위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세분화해 AI봇이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탈바꿈한다. 생성형 AI의 밑바탕이 되는 초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도 올해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의 계획이 주주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 대표는 "최근의 카카오 주가 상황에 대해 경영진은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내년에는 한층 강화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의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3.75% 오른 4만5,6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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