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둔화됐지만 2% 갈 길 멀어"
미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마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뜻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 뒀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지난 한 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하락했으나,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에 충분할 만큼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우리(연준)가 그런 기조를 달성했다고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여간의 긴축 행보로 급격한 물가 상승률이 누그러진 건 맞으나,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제압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5.25~5.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파월 의장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긴축 정책을 더 강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준이 경제 지표에 현혹돼 오판을 하거나 과도한 긴축에 나설 위험은 모두 해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하며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0.65%, 나스닥이 0.94% 내리는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재차 4.6%대로 상승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파월 의장의 연설을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시장과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긴축 캠페인이 종료됐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작 연준은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우리는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완료했다고 여전히 믿고 있으나, 이날 (파월의) 연설은 인플레이션 추가 개선을 위해 연준이 매파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걸 알리는 역할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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