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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로 뻗어나가는 국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다음 신약들 '대기 중'

입력
2023.11.13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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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도약하는 K바이오] <4>HK이노엔
우리나라 30호 신약 '케이캡' 성장세 지속
보험등재 中 기술료 ↑, 美 임상 내년 완료
아토피치료제·표적항암제 등 개발도 순항

편집자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전략과 비전을 알리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서울 중구에 있는 HK이노엔 서울사무소. HK이노엔 제공

서울 중구에 있는 HK이노엔 서울사무소. HK이노엔 제공

HK이노엔이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 원)를 목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뒤를 이을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수요가 풍부하면서도 자체 보유한 기술 경쟁력과 맞아떨어지는 신약 연구에 집중해 제2, 제3의 케이캡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HK이노엔의 3분기 매출액은 2,1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늘었다. 이번 실적 역시 국산 3호 신약인 케이캡이 이끌었다. 3분기 처방 규모가 40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0.5% 증가했다. 올 3분기 누적 처방 규모가 1,141억 원이라, 지난해의 1,321억 원을 넘어 연말까지 1,6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케이캡은 체내에서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완전히 다른 기전으로 작용해 약효가 더 빠르고 더 오래 지속된다. 그래서 기존 치료제와 달리 밤에도 위산 분비가 조절되는 장점이 있다. 기존 치료제는 식전 복용을 지켜야 하지만, 케이캡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해도 된다. 케이캡과 유사한 기전으로 작용하는 최신 치료제들이 기존 약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캡은 그중 선두그룹으로 분류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1조 원이었다. 가장 큰 시장(3조5,000억 원)인 중국에서 케이캡은 지난 3월 국가보험의약품목록(NRDL)에 등록됐고, 이에 따라 HK이노엔의 기술료(로열티) 유입이 본격 증가세에 들어섰다. 3조3,000억 원 규모의 미국 시장에선 내년 임상시험 3상을 완료하고 품목허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기업 패썸 파마슈티컬스의 '보퀘즈나'가 케이캡과 동일한 작용기전으로 먼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긴 했지만, 케이캡의 향후 시장 진입이 용이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케이캡을 100개국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HK이노엔 제공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HK이노엔 제공

케이캡 성공을 기반으로 HK이노엔은 유망한 후속 신약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바르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임상시험 1상이 한창 진행 중이고, 비소세포폐암에 쓰는 4세대 표적항암제는 내년 임상 진입을 노리고 있다. 임상 1상 중인 만성 특발성 변비 치료제에 대해선 중국, 일본, 남미 국가들의 현지 주요 업체들과 기술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올해 대한민국 산업을 이끈 '산업기술성과’ 생명과학 분야에 케이캡을 선정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신약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형을 다양화하고 적응증(대상 질환)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상업화, 기술수출 성과를 꾸준히 창출해 국산 신약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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