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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野 만나고 외신 인터뷰까지... 여당서도 "사실상 비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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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野 만나고 외신 인터뷰까지... 여당서도 "사실상 비대위원장"

입력
2023.11.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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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실린 게 아니냐" 관측 나와
인요한 행보에 대한 복잡한 속내

인요한(왼쪽)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인요한(왼쪽)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당내 혁신안 마련에 머무르지 않고 야당 광역자치단체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여야를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권에선 "혁신위원장이 아니라 비상대책위원장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인 위원장은 10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인 위원장은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강 시장에게 1945년 이후에 대한민국을 침략한 행위는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광주시가 진행해 논란이 불거진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겨냥한 것이다. 강 시장은 인 위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야당과의 소통 제안 △병립형 선거제 회귀 반대 △5.18 헌법정신 추가를 위한 개헌 △지방 차원의 메가시티 추진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전날 김영록 전남지사와 만났다. 비상대책위원장도 아닌 여당의 혁신위원장이 야당 소속 지자체장들과 만남을 이어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국회의원 정량평가제 도입 등 혁신안 마련에 집중했던 '최재형 혁신위' 등 사례와도 차별화된 지점이다. 이날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 위원장의 광폭 행보는 당내 대부분의 이슈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중진·지도부·'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겨냥한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 같은 파격 혁신안을 넘어 △이태원 참사 추모제 참석 △5.18 민주 묘지 참배 △유승민·김종인·이준석·홍준표 등 당내 비주류 만남 등이 모두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나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보여야 할 행보를 대신하는 모양새다. 이에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인 위원장 때문에 김기현 대표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혁신위원장이 아니라 사실상 비대위원장 아니냐"고 말했다.

여권에선 인 위원장의 거침없는 언행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총선 승리"라며 "윤핵관들이 불출마하거나 험지 출마하는 것을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은 윤 대통령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도 "요구를 좀 더 세게 해야 한다"며 중진·지도부·윤 대통령 측근들의 거취를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여권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야당과의 소통 부재 등 대통령실을 겨냥하는 발언은 삼갔다.

이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복잡하다. 대표적인 것이 영남권 중진 등을 겨냥한 불출마 및 험지 출마론이다. 일각에선 인 위원장이 이를 관철시킬 경우 내년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이 같은 인위적인 물갈이가 대통령실 참모나 검사 출신 인사들의 출마를 위한 '지역구 비워주기'라는 의구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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