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일보그룹 사옥 기공식' 개최
경영악화·법정관리 극복한 도약 상징물
승명호 회장 "갈등 치유 나침반 되겠다"
나무 본뜬 녹색 파사드에 정체성 담아
한국일보가 1954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첫 신문을 찍어낸 지 69년 만에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신사옥 건립이 도약의 발판이다. 2000년대 경영사정 악화로 본보의 역사가 서린 첫 사옥을 잃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고난을 이겨낸 뒤 세워지는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갈월동에서 '한국일보그룹 사옥 기공식'이 열렸다. 눈발이 흩날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참석한 80여 명의 내·외빈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한국일보의 앞날을 축하했다. 기공식에는 승명호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회장, 승지수 동화기업 부회장,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 오영진 코리아타임스 사장, 채광병 동화기업 사장, 이시준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사장 등이 참석했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오천진 서울 용산구의회 의장, 민영학 CJ대한통운 건설부문 대표, 민성진 SKM 설계사무소 대표, 김세연 삼우CM 부사장 등 외부 손님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신사옥 착공은 한국일보가 오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뤄낸 성과다. 승명호 회장은 기념사에서 "적합한 부지를 찾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새 정부가 자리를 마련한 용산에 한국일보 역시 새로운 사옥을 갖게 됐다"며 "한국일보는 한국 대표 중도 정론지로서 공정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며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나침반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철 사장은 "2000년대 들어 경영사정이 악화하고 2007년 중학동 사옥을 나온 후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면서 "20년 만에 내 집을 갖게 된 구성원 모두가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각계 인사들도 덕담을 건넸다. 권영세 의원은 "한국일보의 용산 입성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한다"며 "한국일보가 부단히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균형 잡힌 시선으로 대한민국 언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행사 후 착공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과 첫 삽을 뜨며 용산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신사옥의 면면도 화려하다. 건물 외관은 한국일보의 정체성을 담아 '미래형 녹색 파사드(Futuristic Green Facade)'를 표방한다. 아난티클럽 서울 등을 지은 민성진 건축가가 대표로 있는 SKM 설계사무소가 디자인 설계를 맡았다. 다양한 녹색 잎과 나무가 모여 하나의 숲을 이루듯, 신사옥도 멀리에서 봤을 때 큰 나무처럼 보이게 지을 계획이다. '다양한 관점이 모여 균형된 언론사로서 존재한다'는 한국일보의 중도정론 철학이 기반이 됐다. 편안함과 심리적 믿음을 주는 짙은 녹색의 장점을 살려 도시 미관을 증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상 20층, 지하 7층 규모로 지어지는 신사옥은 최고 높이 100m에 이른다. 건축물의 디자인적 심미성과 내부평면 및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정(아뜨리움·건물 내부의 넓은 뜰)' 건축개념도 설계에 적용했다. 여기에 지상층 임대영역을 최대화하고 지하공간을 적극 활용해 164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과 100명 수용이 가능한 식당도 들어선다.
신사옥은 CJ대한통운이 시공을 맡아 2027년 1월 15일까지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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