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팔레스타인 문제 원칙 4개 공개
네타냐후 "가자 통제권 PA에 못 넘긴다"
미·이스라엘, '포스트 하마스' 불협화음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두 번째)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일 남부 체엘림 육군 기지를 방문해 군인들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체엘림=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재점령 불가를 골자로 한 가자지구 원칙 4개를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 불가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 영토 축소 불가 등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본 원칙이라고 소개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의 리더십 아래에서 서안지구(요르단강 서안)와 가자지구가 다시 연결되고 통일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서안지구를 통치하고 있다"며 "(향후) 누가 그들을 통치할지 등 미래를 결정하는 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달린 것으로, 미국은 그 과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재점령 방안을 놓고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 대한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날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달성하려는 주된 목표 중 하나로 "최우선적이고 경계선을 넘어선 이스라엘의 군사적 영역을 시행하는 것"을 꼽았다. 전후 가자지구 통제권을 PA에 넘길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1일에도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그곳의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선을 긋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를 밝힌 설리번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포스트 하마스' 구상에 있어서 이스라엘과 빚고 있는 마찰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다만 그는 이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하루 전인) 10월 6일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계속 위협이 되도록 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축출 의지에 대해선 거듭 지지 의사를 표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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