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정의선 회장 "인간 중심, 헤리티지 살린 공간 될 것"
AI가 복원한 정주영 선대회장의 목소리도 공개
현대차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으로 꼽히는 울산에 전기차(EV) 전용 공장을 지으며 전동화 시대를 이끌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①세계적 전기차 수요 위축에도 흔들림 없이 미래 사업을 키우고 ②자동화 기반 속에서도 인간 중심 공장으로 꾸리면서 ③기업의 헤리티지도 살리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뚝심이 반영된 사업이다.
현대차는 13일 울산공장에서 'EV 전용 공장' 기공식을 열고 1년에 전기차 2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기틀 마련에 나섰다. 종합 주행 시험장이 있던 54만8,000㎡(축구장 약 80개 크기) 부지에 2조 원을 투자해 2026년부터 전기차를 개발·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국내에 새 공장 문을 열면 1996년 충남 아산공장 이후 약 30년 만에 새 공장이 가동되는 셈이다.
정의선 "전기차 수요, 계속 늘어날 것"
이번 EV 전용 공장 기공식은 전 세계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이뤄져 더욱 돋보인다. 최근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 터키 합작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제너럴모터스(GM) 또한 혼다와 전기차 공동 투자 계획을 전면 취소하는 등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몸 사리기' 추세 속에서도 EV 전용 공장 설립을 예정대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놓을 첫 번째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전기차 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 속에서도 EV 전용 공장 기공을 미루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신 있게 답했다. 그는 "코스트(cost·비용) 절감 등 여러 가지 방법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어차피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운영의 묘를 살려 (운영을) 해 볼 생각이 있다"고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 역시 "충전에 대한 불편함이 있지만 크게 봤을 때는(전기차가) 대세인 것 같다"며 "미국 조지아 공장과 함께 울산 신공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혁신센터에서 개발한 플랫폼 적용"
현대차는 이날 EV 전용 공장에 혁신적 제조 플랫폼을 갖추면서도 정주영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가 인간 중심의 공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 56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와 자동차 사업 노하우, 기술 역량을 이어받고 '사람 중심'의 전동화 시대를 열겠다는 얘기다.
실제 이날 기공식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창업주 고(故) 정주영 선대회장의 육성이 공개됐다.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는 메시지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EV전용 공장에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 근로자 안전과 편의성, 효율적 작업을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HMGICS 플랫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과 친환경 저탄소 공법,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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