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개봉 첫 주말 티켓 수입 4700만 달러
"장르 인기 시들" "일시적 현상" 해석 분분
배우 박서준의 출연으로 한국에서 화제를 모은 마블스튜디오의 새 영화 '더 마블스'가 북미 개봉 첫 주말 4,700만 달러(추정치·약 622억 원)의 티켓 판매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팬덤을 지닌 마블 영화의 1주 차 주말 박스오피스 성적이 6,000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2015년 7월 '앤트맨'(5,722만 달러)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에선 초인적 능력의 영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올해 줄줄이 흥행 참패를 한 점에 비춰 '슈퍼히어로 무비 전성시대가 끝나 가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10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한 '더 마블스'는 첫 주말 사흘간(10~12일) 최소 7,500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700만 달러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이 영화의 전작 격인 '캡틴 마블'(2019년 개봉)이 첫 주말 벌어들인 1억5,343만 달러의 30% 정도이자, 최근 15년간 개봉된 마블 영화 33편 중 최저 수준이다. 최소 기록은 2008년 작품인 '인크레더블 헐크'(5,540만 달러)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더 마블스'가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올여름 개봉한 '바비'의 첫 주말 성적이 1억5,000만 달러 이상이었음을 감안하면 '더 마블스'의 저조한 기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을 하기도 어렵다. 특히 마블 제작 영화는 작품성과 관계없이 매번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실망을 넘어 충격'에 가까운 결과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업계에선 '더 마블스'의 실패를 '슈퍼히어로 영화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게 명확해졌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앞서 마블 경쟁사인 DC스튜디오가 올해 미국 등에 개봉한 두 편의 슈퍼히어로 영화도 흥행에 실패했다. 포천은 "극장 스크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 슈퍼히어로 시리즈가 넘쳐 나면서 관객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콘텐츠 제작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OTT 시리즈 제작 비중을 늘린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블스튜디오를 소유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경우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슈퍼히어로 영화나 드라마를 선보여 왔기 때문에 극장 영화 하나의 실패만으로 '장르 자체의 인기가 붕괴했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까지 이어진 할리우드 배우 파업의 여파로, 주연 배우들이 영화 홍보 행사 등에 나서지 못하면서 초기 열풍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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