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위한 '전태일의료센터' 추진"
원진재단 부설 의료법인 녹색병원이 제31회 전태일노동상 단체부문을 수상했다. 전태일 열사 53주기인 13일 전태일재단은 "녹색병원은 목숨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의 곁에서,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며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는 의료 취약 계층과 손을 잡고 전태일 정신을 실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녹색병원은 1980년대 원진레이온에서 일어난 직업병(이황화탄소 중독) 피해 노동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노동계와 깊은 연관이 있다. 2003년 서울 중랑구에서 문을 열어 현재 400병상 규모 종합병원으로 운영된다. 노동·종교계 인사들이 장기 단식 후 치료받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단식 도중 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2018~2022년 5년간 단식 중단 뒤 녹색병원에서 치료받은 노동자는 186명이다. 병원이 농성장에서 진료한 노동자도 984명에 달한다. 재단은 "녹색병원은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장에, 단식농성장에 항상 있었다"고 평가했다.
재단은 녹색병원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센터는 건강 악화로 일터를 떠난 노동자에게 노동재활시스템을 제공하고, 노동자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 보장을 위해 연구·조사·정책 제안 등도 병행할 계획이다.
공로상은 김준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에게 돌아갔다. 33년간 노동운동에 매진하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는 평가다. 김 사무처장은 올해 5월 포스코 하청업체인 포운(옛 성암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이달 3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시상식은 이날 오전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제53주기 전태일추도식에서 진행됐다. 추도식에 모인 노동계 인사들은 "전태일 분신 항거 53년이 지났지만 간접고용 노동자는 원청과 단체교섭을 하지 못하고, 특수고용노동자는 노동자성을 부정당하며, 단체행동권을 행사했단 이유로 노동자들이 손해배상 가압류에 걸려 고통받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공포를 요구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