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도약하는 K바이오] <5> 종근당
매출 대비 12%인 1800억 원 R&D 투자
자체 바이오시밀러 플랫폼 수익 창출 중
성모병원, 네덜란드 기업과도 공동 연구
편집자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전략과 비전을 알리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
82년 역사의 토종 제약사 종근당이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출시에 이어 꾸준히 신약개발 역량을 확대하면서 최근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1조7,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R&D 성과로 얻은 수익을 다시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전체 매출의 12.2%인 1,814억 원을 투입했다. 2020년 1,497억 원, 2021년 1,635억 원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로, 매출 대비 비중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종근당은 올 1월 두 번째 자체 개발 바이오시밀러인 ‘루센비에스’를 출시했다. 순수 독자 기술로 양산돼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쓰인다. 320억 원 규모의 국내 시장은 물론 약 2,000억 원 규모의 동남아, 중동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2012년부터 자체 바이오시밀러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왔고, 이제 본격 수익을 거두기 시작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용 바이오 신약도 임상시험 중이다. 고형암이 성장하는 데 필수인 두 단백질을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항체'를 활용한 신약이다. 이 약은 일반적인 표적항암제가 갖는 내성 문제도 해결하는 강점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종근당은 바이오 신약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와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작년 9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열고 희소난치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기업 시나픽스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항암제 개발에도 나섰다. ADC는 암세포에 결합하는 항체와 세포를 사멸시키는 약물을 이어 붙여 치료 효과를 높이는 신기술이다.
지난 6일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심혈관질환 신약 후보물질을 13억5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건 꾸준한 R&D 투자의 결실이다. 이 물질은 일명 '삼성가(家)의 유전병'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 목적으로 유럽에서 임상시험 1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심혈관질환에도 추가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관계자는 "신약 연구와 임상시험에서 산·학·연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공동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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