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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몰아친 신바람 야구…LG도, 염경엽도 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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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몰아친 신바람 야구…LG도, 염경엽도 한 풀었다

입력
2023.11.13 21:48
수정
2023.11.13 22:4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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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KT 꺾고 4승 1패로 우승
1994년 이후 29년 만에 V3 감격
염경엽 감독 '우승 청부사' 임무 완수

LG 선수들이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로 승리하고 우승을 확정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LG의 우승은 1994년 이후 29년 만이다. 연합뉴스

LG 선수들이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로 승리하고 우승을 확정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LG의 우승은 1994년 이후 29년 만이다. 연합뉴스

1990년대를 풍미했던 LG의 ‘신바람 야구’가 29년 만에 돌아왔다. 신나게 치고, 달리고, 던지고, 잡았다. 간절함으로 똘똘 뭉친 팀이 큰 경기까지 즐기자, 오랜 우승 염원도 풀렸다. 1990년과 1994년 그리고 마침내 2023년 LG가 그토록 바랐던 한풀이에 성공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KT를 6-2로 꺾었다. 1차전을 내준 이후 네 경기를 쓸어 담아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강산이 세 번 가깝게 지나서야 우승 꿈을 이루는 순간 환호와 기쁨의 눈물이 쏟아졌다.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 머플러로 노란 물결을 이룬 팬들까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3루 원정석까지 침투한 LG 팬들은 응원가에 맞춰 ‘무적 LG’를 힘껏 외쳤고, 선수단은 관중석에 큰절을 올렸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일부 팬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들기도 했다. 대업을 이뤄낸 현장엔 유광점퍼를 입은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제패는 지금까지 프로야구 사상 가장 오래 기다린 우승이다.

염경엽 LG감독이 5회말 추가 득점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염경엽 LG감독이 5회말 추가 득점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LG는 이번 우승으로 20년 넘게 봉인된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유산’을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게 됐다. 하나는 1998년 구 전 회장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주겠다며 사온 당시 시가 8,000만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인데, 오지환이 기자단 투표 결과 93표 중 80를 받아 시계의 주인이 됐다. 또 1995년 일본 오키나와에서 가져온 ‘우승 축배주’ 일본 아와모리 소주 뚜껑도 열리게 된다. 구 전 회장의 유산은 이번 주 안에 축하연 자리에서 풀릴 예정이다.

LG를 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 역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13년 넥센(현 키움)의 지휘봉을 잡고 사령탑 생활을 시작한 염 감독은 넥센과 SK(현 SSG)에서 대권을 꿈꿨지만 유독 가을야구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역 은퇴 후 운영팀장과 수비코치 등을 지냈던 LG 감독으로 올해 부임해 ‘우승 청부사’가 됐다.

LG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뉴스1

LG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뉴스1

LG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0-0으로 맞선 3회말 1사 2·3루에서 2번 박해민이 선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박해민은 3번 김현수 타석 때 3루를 훔쳤고, 김현수의 1루수 실책 때 홈을 밟았다. 3-0으로 앞선 4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는 중견수 박해민이 김민혁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LG는 5회초 케이시 켈리의 폭투로 1점을 내줬지만 5회말 곧바로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로 달아났고, 6회말 문성주의 1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6-2로 앞선 마지막 9회초에는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헹가래 투수가 됐다.

우승 후 눈시울을 붉힌 염 감독은 “2차전을 역전할 때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2, 3차전에서 선수들의 절실함과 승리에 대한 열망을 봤기 때문에 시리즈가 길게 가더라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독 데뷔 10년 만에 '우승 감독' 타이틀을 달게 된 염 감독은 "가슴이 벅차오른다. 팬과 선수들, 프런트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꼴찌에서 최종 2위로 시즌을 마친 이강철 KT 감독은 이어 “부상 선수가 많았고,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어있는 자리에 많은 선수가 올라와 빈자리를 메웠다”며 “모두가 잘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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