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 가이드라인 첫 적용한 3분기 실적 발표
대형 손보사 순익 2분기 대비 줄줄이 감소
메리츠화재, 처음으로 순익 삼성화재 앞서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3분기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뜨거운 감자였던 계약서비스마진(CSM) 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요동쳤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가 분기 실적으로 업계 1위 삼성화재를 제치는 이변도 연출됐다.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이후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업계의 '맨 얼굴'이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당기순익은 2분기보다 크게 줄었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당기순익은 4,295억 원으로 직전 분기(6,032억 원) 대비 28.8% 감소했으며, DB손보(3,699억 원) KB손보(1,551억 원)의 당기순익 또한 같은 기간 각각 18.8%, 42.8% 감소했다.
손보업계 실적이 일제히 쪼그라든 데는 CSM 가이드라인 영향이 크다. CSM은 보험계약에 따라 위험 보장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식하게 될 미실현 이익을 뜻한다. CSM 규모가 클수록 보험사 순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가 CSM을 과다 산출해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CSM 산출기준을 일원화하는 가이드라인을 7월 마련했다.
실제 보험사가 추산한 CSM 가이드라인 영향은 최대 수백억 원에 달한다. 그만큼 그간 손보업계가 추산했던 CSM 규모가 과도했다는 뜻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장기보험에서 실손보험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손상금액은 700억 원대"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삼성화재 관계자는 "3분기 당기순익 감소는 채권 재분류 때문이며, CSM 가이드라인에 따른 영향은 100억 원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CSM 가이드라인으로 수혜를 입은 손보사도 있다. 3분기 당기순익 4,963억 원으로 전분기(4,343억 원) 대비 14.3% 늘어난 메리츠화재가 대표적이다. 분기 기준이긴 하지만 손보업계에서 삼성화재를 타 보험사가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추정부채가 8,000억 원가량 감소했고, CSM이 6,000억 원가량 증가한 영향이 컸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과열된 영업 경쟁에 무리하게 동참하지 않으면서 기본에 충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부 손보사는 CSM 가이드라인을 소급 적용해 파급력을 줄이는 모양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CSM 가이드라인을 과거 재무제표에 소급하더라도 연말까지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과 DB손보,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3분기 성적표에 CSM 가이드라인을 소급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CSM 가이드라인을 소급하지 않았을 경우와의 재무영향 차이를 15일까지 주석과 경영공시에 추가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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