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도약하는 K바이오] <6>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 미국 진출 기대
기초연구 검증해 기술 확보 시도
"신약개발, 제약사의 사회적 책임"
편집자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전략과 비전을 알리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창립 97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우면서 '다음 100년'을 위해 제2, 제3의 렉라자를 준비하고 있다. 그 기반은 10여 년간 지속해온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다.
14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렉라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렉라자 판권을 사들인 얀센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내에 렉라자를 자사 폐암 신약 '리브리반트'와 함께 FDA에 허가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허가 범위 등에 따라 렉라자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얀센은 렉라자를 리브리반트와 함께 사용하는 치료법(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 3상 결과를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를 함께 쓴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경쟁 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만 쓴 환자보다 병이 진행되거나 사망할 위험이 30% 낮게 나타났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결실로 꼽힌다. 지난 2015년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렉라자를 도입해 공정개발, 전임상(동물 대상 실험), 임상을 거치며 가치를 높였다. 그리고 2018년 11월 얀센에 12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유한양행은 알레르기 치료용 신약 후보물질을 '제2의 렉라자'로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2020년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1조4,000억 원 규모로 이를 도입했고, 내년 하반기 이후 만성 두드러기와 아토피 피부염에 대해 국내와 유럽 등에서 임상시험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5년간 연구개발에 약 8,000억 원을 투자해온 유한양행은 작년부터 기초연구에 특화한 오픈 이노베이션인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을 시작했다. 국내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에서 일하는 기초연구자들의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신약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2년 차 지원과제를 선정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세계 폐암 환자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렉라자 후속 연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한 신약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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